그동안 비주류 측에서 요구해 온 조기 선대위를 문재인 대표 측이 사실상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다.
이는 당 지지율이 낮아 빨리 총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측과 비주류 측 간에 조기 선대위 구성 시기와 방법을 놓고는 적지않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비주류 측은 “조기 선대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이다.
문병호 의원은 “12월 15일 예비후보 등록이 있기 때문에 11월에 조기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며 “문 대표도 권한을 1/N로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는 모든 계파가 다 참여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표측은 “물리적으로 11월 구성은 어렵고 빨라야 12월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아직 총선 기획단도 꾸려지지 않았는데 선대위 구성부터 할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표 측은 모든 계파가 다 참여해 N분의 1로 권한을 나누면 자칫 '지분 나누기'로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측근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등 대선주자급이 전면에 나서는 게 좋다”라면서 “박 시장을 고려해 선대위 형식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이 이렇게 이견을 보이는 것은 결국 '공천 룰'과 연관이 있다.
문 대표 측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현역 20%를 컷오프하는 등의 공천 혁신안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류에 속하는 당직자는 “기존 혁신안 유지를 전제로 했을때는 권한을 나누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주류 측은 선대위에서 공천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 비주류 측 의원은 “현역 20%를 무조건 배제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역 평가를 공천에 중요하게 반영한다 든지 상대 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바꾸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경우 문 대표가 통합을 위해 전격적으로 통합선대위 구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문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명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나 아예 대표직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는 상황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을 해석된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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