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수사의 날을 하루 앞둔 3일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김옥순 경사가 약품을 이용해 화학적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오늘 과학수사의 날
강한 심증이 있어도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사건 해결은 불가능하다. 현장이 간직하는 단서를 발견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이들이 있다. 모든 접촉이 남긴 단서를 찾는 이들은 과학수사요원이다.
과학수사의 날을 하루 앞둔 3일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김옥순(35) 경사를 만났다.
김 경사는 2007년 처음 제복을 입었고 5년 전 과학수사계에 투신했다. 순경 시절 야간 대학원에 다니며 석사 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과학수사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한 열정 덕분에 올해 두 차례 최우수 과학수사요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8월 중구 부사동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강도상해 사건의 피의자를 특정해 검거로 연결시켰다. 대전 전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야간주거침입절도 10건의 피의자도 특정했다.
김 경사는 “내가 범인이라면 어디를 통해 들어오고 어디를 만졌을지를 우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사동 강도상해 사건은 피의자가 건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파악 후 창문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김 경사는 과학수사에 대해 “범인을 잡기 위한 목적으로 현장에서 증거를 채취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어디서부터 용의자의 흔적을 좇을지는 수사요원이 정하는 것이다. 변사 발생 현장의 경우 점검표가 있어 매뉴얼대로 감식을 진행하지만 나머지 사건은 다르다. 소위 말하는 '감'이나 '촉'은 현장경험을 통해 터득되는 법. 그런 면에서 김 경사는 과학수사가 '천직'이다.
김 경사의 업무 90%는 범죄 현장에서 피의자를 특정하는 것이다. 지문과 발자취, 혈흔, DNA 등을 채취해 단계별로 진행되는 만큼 그 과정과 업무를 간단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김 경사는 “첨단장비는 보조적 수단일 뿐 수사관의 고민과 손끝에서 과학수사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수많은 과학수사 도구 중 현장에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사용해 증거를 채취할 지는 수사관의 경험과 판단력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계속해 연구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라며 “최근엔 프로파일링 기법이 도입돼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한 만큼 계속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과학수사는 체력적으로도 고단한 편에 속한다. 24시간 대기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에 나간다. 환절기엔 변사 사건도 많이 발생해 업무 강도가 더 크다. 그러나 김 경사는 “기초 체력이 잘 돼 있어 많이 힘들진 않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과학수사는 이제 사건 해결에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고 검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더 많은 현장을 경험하고 익힌 후에는 후배들을 교육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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