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옆에 있는 철물점 이름이 뭐였죠? 전화번호 좀 알아보고 연락 좀 주세요.”
대전경찰청 112종합상황실로 접수된 황당한 신고 사례다.
대전에서 많게는 한 명이 1500건까지 허위·민원성 신고를 접수하면서 정작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0건 이상 신고를 접수한 사람도 7명으로 불필요한 신고 남발로 긴급 사건 출동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커 경찰의 강력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2일, '112의 날'을 맞이해 대전 경찰이 공개한 황당 신고는 이밖에도 '자동차 열쇠를 차 안에 놓고 잠갔는데 차 문을 열어달라',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인출했는데 카드가 안 나온다', '내 전화기가 안 되는데 경찰이 대신 전화 좀 해달라'는 등 각양각색이다.
2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올 한해 현재까지 112에 접수된 신고는 45만5329건이다. 이중 경찰이 출동한 건수는 23만1226건으로 전체의 52% 수준이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비출동신고로 분류됐다.
이중 허위신고는 90건으로 단 1건을 제외한 89건은 허위신고로 인한 처벌이 내려졌다. 형사처벌은 38건, 경범처벌은 51건, 민사소송은 10건이다.
사소한 민원 신고는 대부분 계도로 끝나지만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할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 이어진다고 경찰은 전했다.
대전경찰에 접수된 신고 중 많게는 한 명이 1500건 넘게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7번은 경찰 출동까지 이어졌다. 이 신고자는 징역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밖에도 100건 이상 신고한 사람은 7명으로 대전경찰은 상습적인 허위신고를 뿌리 뽑고자 형사처벌을 요청했다. 대전경찰청 112종합상황실장은 “상습적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신고자여도 신고가 들어오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출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 정작 긴급 신고가 들어와도 처리가 어려울 수 있으니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또 “긴급신고는 112, 경찰 관련 일반 민원은 비긴급신고 전화 182를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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