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 '정치인들의 축제' 변질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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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돋보기]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 '정치인들의 축제' 변질 안된다

  • 승인 2015-10-29 13:44
  • 신문게재 2015-10-30 10면
  •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
[정문현 교수의 스포츠 돋보기]

▲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대전시는 1989년을 1회로 1999년 11회까지 시민체육대회를 개최하며, 구별 경쟁을 통해 입장상, 모범상 등의 시상을 했었다. 이러한 시민체전의 효과는 해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우수선수 발굴, 대전 체육 발전, 시민의식 고취, 시민일체감 조성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시민체육대회가 낳은 가장 큰 문제점은 5개 자치구 구청장이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입장식을 준비하며 시민들을 동원한 것이었다. 예산낭비와 부정선수, 폭력, 진행 미숙, 편파판정 등의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고 급기야 개최명분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고, 생활체육대회와 중복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두드러지면서 중단됐다.

이런 시민체육대회가 지난 24일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이라는 이름으로 한밭운동장에서 재탄생됐다.

하지만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은 이전 시민체육대회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다수 지역언론에 뭇매를 맞았다.

지역의 한 언론사는 대전시가 생활체육축전을 준비하면서 일선 공무원들에게 참가자와 관중 동원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각 자치구에서 실무자 회의를 통해 동별로 선수단과 관중 100명씩을 동원한 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언론사는 일방적인 주민동원도 모자라서 생활체육 관계자들에게도 참석을 강요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적으로 종목별 연합회 관계자와 시합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개막식에 참여시키고 응하지 않을 시에는 단체복을 지급하지 말라며 연합회 관계자들의 강제동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5개 구 생활체육회가 인원동원에 경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이 정치인들을 위한 축제라고 전했다.

또한 '대전시민생활체육축전'에 시민은 없고, 체육만 남아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의 외면을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생활체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몇 년 동안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잘 개최됐던 행사를 갑자기 규모를 키워 개최해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예산이 없어 수년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예산을 줄여가며 선수양성을 위축시키고 박봉(薄俸)인 지도자 급여를 올리지 못해 온 대전시의 이번 행사에는 시와 구 지원액을 합하면 수억 원 이상이 들어갔을 것이다.

대전시는 각 자치구에서 할당 인원을 요구하면서도 선거법 저촉 등을 이유로 동원 관중에 대한 급식비와 차량 지원은 '나 몰라라' 외면한 비난을 자초했다. 5개 자치구에서는 주민 참여 문제와 차비, 단복제공, 식음료비, 입장식, 폭죽 등의 방법을 두고 시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선수단 5000여 명을 포함한 시민 1만 2000여 명이 참가하였다고 한다. 개회식도 최소화하면서 생활체육동호인들의 순수 축제였던 좋은 체육 행사가 정치인들의 생색내기용 행사로 변질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이 체육을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고 진정한 생활체육인이 돼 선수로서 대회에 참여하고 진정한 생활체육의 발전을 고민하며,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생계를 살펴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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