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충남 서북부 식수원인 보령댐 저수율은 19.9%로 기록됐다. 이 댐의 저수율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결국 10%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보령과 홍성, 예산, 당진, 서산, 태안, 서천, 청양 등 8개 시ㆍ군에 물을 공급하는 (보령댐)광역상수도 밸브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 지역에 물을 기존보다 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최저 저수율과 함께 각 지자체의 감량목표를 미달도 광역상수도 강제감압 검토의 원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물 사용량을 20% 줄이기로 한 서북부 지자체들은 감량목표 달성률이 최근 20여일간 평균 53%에 그쳤다.
수공이 지난 26일 마련한 가뭄 극복 토론회에서는 물 부족 지역의 수도요금 인상론도 나왔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인식시켜 소중함을 일깨우고, 절약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토론회에서 전병욱 충남도 재난안전실장은 “물 절약 체질화가 시급한 문젠데, 이는 물값과 관련 있다”며 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이상영 보령 부시장은 “물값 인상을 위해 주민 공감대를 찾고 있다”고 밝혔고,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물 사용을 줄이려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물값 인상과 관련한 의견을 냈다.
“물을 더 아껴야 한다”고 서로 독려하던 주민들은 수도요금 인상론에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홍성군민 이모(61)씨는 “정부가 서북부 지역에 대한 가뭄 대비책을 전혀 세우지 않아 물 부족 현상을 자초해 놓고, 이를 요금 인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처사”라며 “담뱃값 올려도 담배 판매량은 예년 수준인 것을 보면, 수도요금 인상은 절약보다 가계경제 부담으로만 이어질 것이 뻔하다”고 꼬집었다.
때아닌 충남 희생론도 등장했다.
수도권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려 충남 서해안 지역엔 화력발전소들이 대거 들어서 있다.
때문에 송전탑 설치와 공기오염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은 도민들이 감수하고 수도권에선 같은 가격에 아무 피해 없이 전기를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신보령ㆍ태안ㆍ당진 등 화력발전 3사에서 사용하는 물은 하루평균 3만1700㎥로 홍성군 전체의 물 사용량(3만1200㎥)과 맞먹는다.
수도권에 전기 공급하려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실정인데, 물 사용이 많다고 수도요금을 올린다고 하니 반발심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수도요금은 수돗물 생산 원가에도 못 미쳐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광역상수도 강제감압에 대해선 정식 공문이 오지 않았지만, 절수목표 미달 시 예견된 일”이라며 “수압이 낮아지면 고지대 및 태안, 당진 등 보령댐과 원거리 지역은 물이 나오지 않는 등 부작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절수율이 떨어져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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