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댐의 수위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64.4m를 기록하며 심각한 가뭄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26일 대청호에 물이 빠지며 그물과 배만 남겨져 있다(왼쪽). 한편 가정의 물 사용량은 줄지 않은 가운데 한 아파트에서 주부가 물을 틀어 놓고 베란다를 청소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올해 대청댐 가뭄이 2001년 최저 수위때보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상류 댐의 도움으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 최악의 가뭄에서도 단수 없는 대청호가 중부권의 축복이라는 분석과 함께 상수도 사용량은 줄지 않고 절수 운동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경각심이 느슨해 졌다는 지적이다.
1980년 완공된 대청댐은 1994년 6월 물높이 62.1m를 기록해 역대 가장 낮은 수위였고, 2001년 9월 28일 62.7m로 두 번째, 그리고 올해 64.4m가 세 번째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1994년 대청댐의 최저수위는 장마철을 앞두고 홍수조절을 위한 조치로 가뭄과 관련 없어 실제 가뭄에 따른 역대 최저 수위는 2001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01년 당시 본보의 보도에 따르면 대전시는 대청호 수위가 62m 이하 수준까지 낮아지면 대청호에 바지선을 띄워 예비수원을 확보하거나 목욕탕 등의 휴무제를 통한 절수운동을 준비했다. 2001년 가을 가뭄은 다음해 극심한 봄가뭄으로 이어졌고 4월 중순 중부권에 큰 비가 내린 후에 해갈됐다.
문제는 올해 가뭄이 2001년 상황보다 더 심각하지만, 대비는 당시보다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 26일까지 대청댐 권역 강수량은 587㎜로 2001년 같은 기간 강수량 712㎜보다 더 적었다. 또 댐 수위에 영향을 주는 전년도 강수량 역시 지난해 대청댐 권역에 997㎜의 비가 내렸는데 2000년 대청댐 강수량 1362㎜보다 훨씬 적다.
올해 가뭄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 속에 대청호 수위는 2001년보다 1.27m 더 높은 것은 상류 댐 도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청댐보다 상류지역에 2001년 새로 준공된 댐에서 올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대청댐 수위 유지를 위해 방류를 지속하고 있는 것.
지난 9월 1일 이후 최근까지 대청호 저수율은 2.4%p 낮아질 때 같은 기간 상류 댐은 6.5%p 낮아질 정도로 수혈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청댐이 최악의 가뭄에서도 제한급수를 가까스로 모면하고 있지만, 단수 걱정 않는 대청댐 덕분에 오히려 물절약에 대한 경각심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전의 물 사용량은 1인당 1일 평균 297ℓ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많고 서울(284ℓ), 광주(270ℓ)는 물론이고 전국 평균(282ℓ)을 크게 웃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가뭄 속에서도 이어져 대전·계룡·세종 등의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상수도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t(1.2%) 늘었다.
상수도 관계자는 “상류 댐과 연계운영을 통해 최악의 가뭄에서도 대청호의 제한급수 상황을 모면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물절약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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