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지구상에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는 말한디에 금융권이 영업시간 연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우리나라 모든 은행이 4시에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금융권은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바쁠때는 법정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한가할때는 그이하로 줄이는 '변형시간근로제'를 도입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경우 9시부터 4시까지 운영하는 일반 점포와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특수 점포 등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공항에 입점한 점포들의 경우 비행시간을 감안해 밤 늦게까지 운영되기도 하며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주말에도 외화송금센터를 운영하는 등 고객의 필요에 따라 움직인다.
은행 4시 이후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NH농협은행이다.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한 만큼 222곳 점포에서 변형근로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전시청지점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 입점한 점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NH농협은행 마사회지점 등은 주말에도 영업한다.
우리은행은 54곳에서 변형시간근로제가 적용된다. 우리은행 법원 출장소, 서울 동대문의 두타지점 등이 포함된다.
변형근로시간제 확대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내비친 KEB하나은행의 경우, 현재 일요일에도 운영하는 의정부, 구로구 등 지점을 포함 17곳의 점포에서 변형시간근로제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2위 점포망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은 12곳의 점포에 변형근로시간제를 적용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지점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점 등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고, 경기 안산시 원곡동 등 외국인이 많은 곳에서는 오후 7시까지 외환송금센터를 운영한다. 해외은행들도 일반 점포 시간대에만 운영을 하거나, 탄력적으로 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본 미즈호 은행은 9시부터 3시까지, 국립호주은행(NAB)는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일반적으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5시까지 영업하고,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오후 6시까지 영업을 한다.
결국 최경환 부총리의 “지구상에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는 발언은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해외에는 오후 4시 이전에 문을 닫는 은행도 존재하며, 우리나라 은행들도 4시 이후에 문을 여는 은행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금융 전문가는 “최근에는 모바일과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들이 장소나 시간에 제약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추세”라며 “기술이 발달할수록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점포 의존도는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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