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언 선수=한화이글스 제공 |
① 성적: 만년 꼴찌 한화… 절반의 성공
② 투수: 구멍난 선발진, 불펜 과부하
③ 타자: 리그 최고 테이블세터, 하위타선은 글쎄
④ 외국인선수: 외국인 타자는 실패, 투수진 강렬하지 못했다
⑤ FA선수: 의외의 수확 김경언, 권혁의 불꽃 투혼
⑥ 신인선수: 강경학의 재발견, 김민우·김범수·김용주 가능성 보여
⑦ 감독: ‘일구이무’야구, 성적 올렸지만 미래 우려 남겼다
⑧ 트레이드: 투수 유망주 손실… 가능성 많은 외야수 얻었다
⑨ 베스트3 & 워스트3: 삼성3연전 스윕 승, LG전 뼈아픈 역전패
⑩ 내년 시즌 전망: 진정한 승부는 2016시즌, 군제대 선수에 기대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FA시장에서도 큰 손 역할을 했다. 2014시즌을 앞두고 정근우 (4년 70억원)와 이용규(4년 67억원)를 영입했던 한화는 지난해 권혁(4년 31억), 배영수(3년 21억5000만원), 송은범(4년 34억) 3명을 영입하며 투수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한화 선수로 FA나선 김경언 3년 8억5000만원에 잔류시켰다. 하지만 FA들이 올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한화는 ‘가을야구’진출에 실패했다.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했지만 선발자원으로 영입한 배영수, 송은범이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여기에 전반기 불꽃투혼을 발휘한 권혁은 후반기 지친 기색을 보이며 한화의 승리를 책임져 주지 못했다. 그나마 적은 금액으로 한화 잔류를 선택한 김경언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며 전반기 한화 타선의 중심타선을 구축해줬다. 하지만 김경언도 풀타임 첫해인 만큼 후반기 부상과 체력 저하로 타격감이 떨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배영수는 올시즌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푸른피의 에이스’로 불리며 고교 졸업이후 삼성에서 에이스 역할을 줄 곳 맡아왔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00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한 배영수는 통산 14시즌 동안 394경기 출장, 124승 98패 3세이브 6홀드 방어율 4.21을 기록했다. 특히 2013년에는 선발로 나선 27경기에서 14승 4패 방어율 4.71을 기록하며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등 뛰어난 투구를 보여줬다. 2007년 팔꿈치 수술로 150km대의 직구를 잃어벌이며 이전같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과감한 몸쪽 승부로 선발 역할을 잘 수행했다.
하지만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배영수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올시즌 32경기 출전해 4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4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출전하던 배영수는 5월 5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6월과 7월 각각 4경기씩 출전해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결국 배영수는 8월과 9월 다시 선발과 구원으로 추전했고, 1승만을 더 거두는데 그쳤다. 상대 타선이 한바퀴 돌면 여지없이 공략을 당했다. 선발로 출전한 21경기에서 5회이상을 던진 경기가 5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송은범은 옛 은사인 김성근 감독과의 만남으로 더 큰 화제가 됐다. SK와 KIA 시절, 좋은 구위는 여전했지만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동산고를 거쳐 2003년 SK에 입단한 송은범은 데뷔 이후 12시즌동안 353경기에 출장, 68승 56패 18세이브 24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특히 2009년 선발로 활약하며 12승 3패와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고 이듬해에도 선발과 중간·마무리를 오가며 8승 5패와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SK시절 감독인 김성근 감독을 만나며 이전 모습을 찾을 것으로 한화 구단은 생각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좀처럼 이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며 올시즌 33경기에 나서 2승9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선발과 구원을 오갔지만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4월10일 롯데전에서는 연장11회말 끝내기 역전홈런을 맞는 등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송은범은 7월28일 두산전에서 첫 선발승을 거두며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지만, 이후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송은범은 시즌 중 2차례나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지만,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시즌 막판 구원으로 등판해 팀의 위기상황을 잇따라 막아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깨끗한 투구폼과 단조로운 투구패턴이 문제였다.
권혁은 전반기 한화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투구 탓에 후반기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무너졌다. 권혁은 삼성시절 강력한 직구가 매력적인 좌완투수였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2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권혁은 통산 12년 동안 512경기에 출전해 37승24패 11세 113홀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 달성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하지만 이후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강력한 삼성 불펜진에 설 자리를 점차 잃었다. 권혁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원없이 던졌다. 올시즌 권혁은 김성근 감독 특유의 벌떼 야구의 핵심 역할을 하며 78경기에 나와 9승13패 17홀드 6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특히 112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통산 한시즌 최다 이닝을 투구했다. 전반기 50경기에서 7승8패 1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던 권혁은 후반기 28경기에서 2승5패 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07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팀이 어려울 때 중간에 등판해 막아주는 역할을 했지만, 마무리 윤규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전천후로 활약하게 됐다. 2이닝 이상 투구도 26번이나 되며 연투도 19번이나 됐다. 결국 후반기 체력 저하로 구위가 떨어지며 빛을 잃었다. 직구 위주로 승부하는 권혁으로서는 구위 저하는 치명적이었다.
김경언의 FA계약은 말그대로 대박이다. 김경언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고,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KIA 출신으로 2010년 한화로 이적한 프로 14년차 김경언은 지난해 89경기에 출장, 타율 0.313과 8홈런, 52타점을 기록한 것이 최고 활약이었다. 결국 김경언은 한화 유니폼을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다시 입었다. 하지만 김경언은 보란듯이 자신의 프로선수 생활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팀에 보답했다. 김경언은 ‘갓경언’, ‘착한FA’로 불리며 한화 타선에서 높은 득점 생산력을 보여줬다. 김경언은 올시즌 107경기에 나와 127안타(16홈런) 78타점 타율 3할3푼7리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다만 시즌 중반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규정타석(446타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첫 풀타임 시즌으로 체력에 부담을 느끼며 시즌 막판 좋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팀의 ‘가을야구’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아쉬움은 두배가 됐었다.
한화는 지난 2년간 FA에 과감한 투자를 하며 팀 전력 극대화에 노력했다. 하지만 올시즌 FA들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시즌을 어렵게 끌고 갔다. 높은 금액을 받는 만큼 FA 선수들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 한화가 높은 성적을 거두려면 투수진 안정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배영수, 송은범이 이전 기량을 회복하며 선발의 한축을 잡아줘야 한다. 권혁은 체력 회복이 급선무다. 올시즌 많은 투구를 한만큼 내년 시즌 몸 상태가 중요하다.
한화는 올해 FA시장에 나오는 프랜차이즈스타이자 4번타자 김태균과의 계약이 중요하다. 팀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꼭 잡아야 하는 선수다. 연봉이 15억원으로 높은 만큼 타 팀으로의 이적이 쉽지 않지만, 기량이 검증된 만큼 김태균 본인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긴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화로서는 김태균의 마음을 잡는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