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관 위원장 |
이용관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특징으로 “카니발 축제의 성격을 갖고 있고, 비즈니스 마켓을 운영하고, 인문학적인 컨퍼런스 포럼을 개최하면서 3위일체 영화제를 진행하는 세계 유일의 영화제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학술대회인 컨퍼런스는 성공적이지만 마켓은 아직 갈길이 멀다”며 “영화제가 지나치게 화려함을 찾는게 아니라 알찬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20년이란 짧은 시간에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한 영화제로 성장한 이유에 대해 “아시아 영화인들에게 집중적인 지원을 했고, 한국의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어 십시일반으로 도운데다 아시아 영화인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영화제를 통해 은혜를 갚는 시간이 됐다”며 “아시아 신인들을 발굴해 전세계에 알리는데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한국의 국력과 위상이 커지고, 케이팝 등이 작용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날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 “한류 열풍과 한국영화의 강세속에서 우리 것을 수용하면서 아시아를 받아들이고 문화수용처로서의 플랫폼 역할을 해내는데 주력했다”며 “아시아 영화와 문화를 1년 365일 향유하고 소통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용관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부러워하는 시각이 많은데 남포동에서 시작해 해운대로 옮겨온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성공한 케이스”라며 “작지만 강한 세계 최고의 영화제를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독립영화의 플랫폼을 만들어준 곳이 부산국제영화제”라며 “로컬리즘과 글로벌리즘을 구분하는 자체가 없어져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19년간 교수생활하다 부산으로 내려와 패기와 만용과 열정으로 영화 산업을 해왔다”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인 독립영화와 신인 발굴로 영화제를 이끌어오면서 정치적 외압으로 인한 사퇴 압력이나 재정적인 압박 등 경제적인 문제들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화제 예산이 5년째 동결되고, 120억 예산이 앞으로 반토막이 나더라도 더 큰 성장통으로 생각하고 이겨내야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영화제가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타들은 이미지로 살기 때문에 예전처럼 부산거리 곳곳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있고, 예약문화도 원스톱서비스로 하다보니 조용한 것”이라며 “소비경제가 확실히 달라진데다 중국인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오지 않았고, 음주 문화도 달라져 위생문제상 포장마차촌을 찾지 않고 회피하는 경향도 많고, 택시 대신 자전거나 도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1000억원 정도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영화제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 되는데 고용창출 효과 등 그 이상의 요구를 하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긴 시간 마스터플랜을 짜서 영화산업을 부흥시키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만한 프로젝트를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관 위원장은 이어 “시민과 관객과 대화하는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1위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배우와 시민과 직접 악수하며 대화하는 영화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용관 위원장은 중앙대 영화학과 학과장을 거쳐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와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학장과 오키나와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부산=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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