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 화재사고 주범은 '농산물 건조기'

10월 최다 발생 … 사용 요주의

가을 수확철에 많이 사용되는 '농산물건조기' 대부분이 화재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특히 10월에 화재 위험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2011~2014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농산물건조기 관련 사고 사례 107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94.4%에 달하는 101건이 화재사고였다고 14일 밝혔다.

2011년 12건에 불과했던 사고 사례는 지난해 36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10월에 발생한 사고는 전체의 46.7%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9월에는 15건, 11월에는 14건으로 가을 수확철에 피해가 집중됐다.

소비자원이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50개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농산물건조기 50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대는 안전인증 표시가 없었다. 이 중 2대는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제품이었다.

또 2012년 검정 의무화 시행 후 제조된 건조기 40대 중 6대는 검정 당시와 달리 건조상자가 1~3개 더 늘어나 기계의 과부하를 유발할 우려가 있었다. 이외에도 11대는 누전차단기가 없었고 33대는 감전 방지를 위한 접지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농산물건조기 설치 환경도 화재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사대상 50개 농가의 설치환경을 조사한 결과, 습기가 많고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비닐하우스에 설치한 농가가 5곳, 건조기와 벽사이 공간이 좁아 건조기에서 배출되는 수분이 정체될 우려가 있는 농가가 22곳에 달했다.

건조기의 소비전력보다 낮은 용량의 전원선을 사용하는 농가가 14곳으로 상당수 건조기의 설치상태가 화재 등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농산물건조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농가는 화재예방을 위해 자격이 있는 업체에 설치를 맡기고, 건조기의 용도와 용량에 맞게 적정량을 건조하며, 기기가 습기와 먼지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원은 농산물건조기 사용자의 안전확보를 위해 사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