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추락사고’ 남일 아냐… 지역도 부실 채광시설 허다

얇고 부식된 플라스틱에 덮힌 9m깊이 지하 체육관 채광창 펜스 등 출입차단장치 없어, 아이들 올라서면 사고 불보듯

[이현장,이문제]대전지역 아파트 가보니…

▲ 대전 서구 도안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체육관 채광시설 외부 모습과 내부 모습.

지난 12일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 채광시설에서 초등학생 3학년 남학생이 10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채광시설을 덮었던 마감재 틈이 벌어지면서 빠지듯 추락한 것으로 해당 채광시설에 안전주의 표지판도 없었고 아이들이 쉽게 오를 높이였다.

이 같은 채광시설 추락 사고가 대전·충남에서도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현장이 곳곳에 방치되고 있다.

서구 도안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지하 체육관은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천정에 창문을 내고 얇은 플라스틱으로 덮어놨는데 이것을 지상에서 보면 어른 무릎 높이 정도로 설치돼 있다.

아이들이 손 짚고 오를 수 있는 높이지만 장애물이나 위험표지판 없이 설치돼 있고, 채광창이 깨져 추락하면 체육관 9m 아래로 추락하게 된다.

중구 유천동의 또다른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채광시설도 1층에서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높이에 설치됐고,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었다.

손으로 눌러도 플라스틱이 들어갈 정도로 약해보였고, 햇볕과 비바람에 노출돼 부식되는 것으로 보였다.

현장에는 위험하다는 표지판과 얇은 철망으로 덮어는 놨지만,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거미줄놀이터쯤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아이가 채광창에서 추락하는 사고는 이미 대전 유성 도시철도 노은역에서 2013년 3월 23일 발생해 초등학생이 의식불명의 뇌사상태에 빠졌고 현재까지 아이는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14일 확인한 노은역 추락사고 현장에서 채광창에 출입을 막는 안전 펜스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노은역 역시 사고 전에는 안전펜스 없이 방치하다 희생이 발생했고 역시 위험성 높은 아파트 채광창에는 아직 안전펜스가 없는 실정이다.

대전시 시민안전실 안전정책과 관계자는 “아파트의 경우 시설 관리사무소에서 자체적인 안전 점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는 것이고 이후 구청 주관 부서를 통해서도 안전을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