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에 맞서 '유신독재로의 회귀'라며 청와대 앞 집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하는 등 이틀째 거리투쟁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국정화 결정이 국민대통합의 일환이라며 현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교과서 문제를 구실 삼아 산적한 민생 현안을 외면하고 장외투쟁에 집중하면 겨울추위보다 더 매서운 국민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야당에 경고했다.
아울러 “새로운 교과서에는 친일, 독재 미화, 친북, 종북, 식민지사관 등 편향적 내용이 들어가선 안 되고 객관성이 확보되는 편찬 구조와 사회적 검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을 전개하는 것에 맞서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행정예고 기간(20일)이 우리 사회 좌우 진영의 이른바 '역사 전쟁'의 명운을 가를 분기점으로 보고 맞불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도 자체 자료 발간과 함께 위원들이 각종 교과서 관련 토론회와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대국민 여론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사교과서의 친일미화 독재미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여당은 국정교과서를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교과서로 바꿔부른다고 했다”며 “참 나쁜 대통령과 참 좋은 잔머리의 꼴불견 조합”이라고 비판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0월12일은 한국 교육에 유신이 선포된 날”이라며 “정부여당은 기어코 역사를 사유물로 만들겠다는 야욕을 공식화했다”고 비난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교과서 추진에 대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오후에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은 신촌에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전개했고, 전날 광화문에서 진행한 릴레이 1인시위도 계속하기로 했다.
원내에서도 예산심사 연계를 시사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민주공화적 음모를 경계하며 관련 예산과 법안을 살피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사실상 다른 예산과 법안까지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역풍 우려도 여전하지만, 그만큼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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