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 선수= 한화이글스 제공 |
① 성적: 만년 꼴찌 한화… 절반의 성공
② 투수: 구멍난 선발진, 불펜 과부하
③ 야수: 리그 최고 테이블세터, 하위타선은 글쎄
④ 외국인선수: 외국인타자는 실패, 투수진 강렬하지 못했다
⑤ FA선수: 의외의 수확 김경언, 권혁의 불꽃 투혼
⑥ 신인선수: 강경학의 재발견, 김민우·김범수·김용주 가능성 보여
⑦ 감독: ‘일구이무’야구, 성적 올렸지만 미래 우려 남겼다
⑧ 트레이드: 투수 유망주 손실… 가능성 많은 외야수 얻었다
⑨ 베스트3 & 워스트3: 삼성3연전 스윕 승, LG전 뼈아픈 역전패
⑩ 내년 시즌 전망: 진정한 승부는 2016시즌, 군제대 선수에 기대
올시즌 한화 이글스 야구는 ‘불꽃 투혼’으로 귀결된다. 특히 ‘필승조’ 권혁, 박정진, 윤규진의 분전하며 한화의 돌풍을 이끌었다. 한화 마운드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5.11로 신생팀 KT(5.56)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무려 648개의 볼넷을 내주며 2위 두산(584)보다 60여개나 많았다. 반면 탈삼진은 920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다.
한화는 올시즌 전 지난해 좋은 모습(7승10패 평균자책점 5.29)을 보인 이태양과 FA(자유계약) 선발듀오 배영수, 송은범 그리고 외국인 투수 2명으로 선발진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태양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배영수와 송은범도 기대와 달리 부진을 거듭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지 못했다. 배영수는 올시즌 32경기에 나와 4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5월 5경기에 나서 3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두달동안 승수를 챙기지 못하며 부진했다. 8월에 1승을 더 챙긴 배영수는 이후 부진을 거듭하며 불펜으로 전환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구속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으며,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한타순이 지난 이후 타자와의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송은범은 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당초 옛 은사인 김성근 감독과의 재회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SK왕조시절 스윙맨으로 맹위를 떨치던 송은범을 기대했지만, 시즌 초반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부진했다. 송은범은 올시즌 33경기에 출전해 2승9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4월과 5월 구원과 선발을 오가며 마운드에 올랐지만 별다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송은범은 4월10일 사직 롯데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8회까지 3-8로 뒤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어 연장승부에 들어갔고 11회초 김태균의 솔로홈런으로 앞서자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송은범은 11회 2사 1루에서 장성우에게 투런홈런을 내주며 경기를 뒤집혔다. 시즌 막판 김성근 감독은 이날 경기 패배를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송은범은 결국 시즌 중 2군을 2번이나 갔다왔다. 송은범은 7월28일 두산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면서 가능성을 엿봤지만 이후 또다시 침묵했다. 시즌 막판 팀이 어려운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막아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몸값에 비해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150km대의 빠른 직구 구위는 여전했지만, 제구력에 애를 먹었으며 슬라이더와 직구 위주의 투구에 한계를 드러냈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이 그나마 선발진을 지켜줬지만, 원투펀치로서의 위력은 타 팀에 비해 약했다. 탈보트는 올시즌 30경기에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로는 2007년 세드릭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5월21일 SK전부터 8경기에서 7승을 거두는 등 위력을 떨쳤지만, 이후 체력 저하와 예민한 성격 탓에 들쑥 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을 선보였지만, 제구에 약점을 보였다. 여기에 허리에 통증까지 겹치며 시즌 막판 등판을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해 주지 못했다. 쉐인 유먼은 유일한 좌완 선발로 풍부한 국내리그 경험을 갖고 있어 시즌 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시즌 17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하며 웨이버 신청 마감일인 7월24일 어깨 부상으로 퇴출됐다.
이후 한화는 뉴욕양키스 불펜투수로 활약 중인 에스밀 로저스를 70만달러에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로저스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한화 팬들 사이에서 ‘지저스’로 불렸다. 로저스는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를 기록했다. 특히 8월6일 LG전 데뷔 이후 4경기에서 완봉승 3번(완투승 2번)을 거두며 KBO리그를 강타했다. 한화가 시즌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이어온 것은 로저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안영명과 송창식의 활약도 눈부셨다. 안영명은 시즌 초반 구원으로 출전하다 팀 사정상 선발로 전환했다. 4월 11일 롯데전에 첫 선발 출전해 승리투수가 된 안영명은 4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두며 보직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체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시즌 막판 어깨에 통증까지 보였다. 안영명은 자신의 시즌 마지막 등판인 10월2일 LG전에 승리투사가 되며 10승을 채웠다. 안영명은 2009년 시즌 11승을 거둔 이후 6년만에 두자릿수 승수를 만들어냈다. 안영명은 올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0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송창식은 팀의 ‘마당쇠’역활을 훌륭히 소화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4경기에서 109이닝을 소화했다. 올시즌 8승7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44를 기록한 송창식은 시즌 초반 불펜에서 튼튼한 허리 역할을 해줬다. 이후 6월말과 8월초 구멍난 선발진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동했다. 송창식은 시즌막판 구위저하로 불안한 모습을 보임에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 아쉬움을 남겼다.
권혁과 박정진, 윤규진은 올시즌 한화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특히 권혁과 박정진은 시즌 내내 뒷문을 책임지며 한화의 ‘불꽃 투혼’의 대명사가 됐다. 삼성에서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권혁은 올시즌 원없이 투구했다. 올시즌 112이닝을 소화하면서 프로 13년 생활 중 가장 많이 투구했다. 권혁은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7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한화의 승리에는 권혁이 있었다. 150km대의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지며 구위가 눈에 띄게 저하됐다. 박정진도 40의 나이로 투혼을 펼쳤다. 96이닝을 소화했다. 6승1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하며 중간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팀이 어려울 때 등판해 위기 상황을 막아냈다. 하지만 9월이후 어깨에 통증을 느끼는 등 단 3경기 등판하는데 그쳤다.
윤규진은 시즌 전 마무리로 낙점을 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올시즌 40경기에 나서 3승2패 10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초반 구원으로 나섰지만 어깨 통증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5월말 복귀 이후 맹활약하던 윤규진은 또다시 어깨 통증으로 8월 중순부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시즌 막판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선발진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면서 “안영명, 송창식을 선발로 운영하면서 권혁, 박정진, 윤규진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줬다”고 밝혔었다.
대체 자원을 키워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새로운 투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시즌 막판 김민우, 김범수 등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우도 부상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한화로서는 선발 마운드 재건이 과제다. 먼저 이태양이 재활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다. 여기에 시즌 막판 선발 가능성을 보인 김민우, 김범수, 등 젊은 유망주를 가다듬어야 한다. 군 복무를 마친 김용주, 김경태 등도 선발 마운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인 권혁, 박정진, 윤규진, 송창식, 안영명이 건강한 모습을 유지한다면 내년 시즌 한화의 투수진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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