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중앙박물관 종합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고 관리감독 기관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밝혔다.
부여박물관은 백제의 대외교류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해동삼국도’ 이미지를 본 든 지도를 제작, 제3전시실 출입구 인근 벽면에 설치했다. 전시보조물은 5m×2m34㎝(가로×세로) 규모로, 당초 박물관측은 독도와 울릉도가 누락된 지도를 만들었다가 임시방편으로 독도와 울릉도 스티커를 붙인 것이다. 제3전시실은 국보 293호인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백제 불교문화재가 다량 전시돼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부여박물관은 백제시대 유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백제와 일본 교류에 관심 있는 일본인들이 외국인 관람객 가운데 가장 많다. 실제 독도 스티커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올 7월부터 9월까지 일본 관람객은 1090명이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람객 62명, 미국 238명, 유럽 38명에 비해 압도적이다. 국내 관람객도 20만여명이 다녀갔다.
박물관측이 독도 스티커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것은 지난달 25일 항의전화 때문이었다. 제보자는 ‘외국인이 많은데 지도에 독도가 없으면 문제가 있다. 조치를 취해달라’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측은 스티커를 재부착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에 (관리 인원이) 1, 2명 있지만 몰랐다”며 “아이들이 장난으로 뗀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명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박물관 내부 합의 결과 이 지도가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정세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원도(原圖)에도 독도와 울릉도가 없어 스티커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보조물을 바꾸거나 독도와 울릉도를 새겨 넣는 방법은 보조물 자체가 커서 다 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얇은 소재의 스티커를 부착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국립박물관에서 국민 정서에 반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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