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본부장 취임 후 출동시간을 단축하고 장비를 보강하는 등 화재대응능력을 높인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것과는 사뭇 다른 현장의 모습이다.
당국이 감추다보니 업체의 감추기 수준은 더 심했다.
7일 도 소방본부와 예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24분 예산군 신암면 B 폐건전지 공장 야적장에서 불이나 119에 의해 한 시간여만에 꺼졌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고 당국은 밝혔지만, 주변에 주차된 자동차가 소실되는 등 소방서 추산 5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당국 공식 보고 외에도 주민들은 추가 피해를 입었다. 인근 아파트와 주택에까지 분진이 날려 차량 등에 쏟아져 내린 것이다. 게다가 연속해 '펑'하는 폭발음 소리에 놀란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60대 남성은 “B 공장은 과거에도 화재 전력이 있는 등 처음이 아닌데, 언젠가는 큰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늘 불안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해당 공장이 마을에선 큰 손이기 때문에 장사하는 입장에서 불만을 토로하거나 피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진 등의 피해를 입고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공장의 바로 옆에는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약 130가구 규모의 S 아파트와 음식점, 주택 등이 위치해 있다.
충남소방본부 상황실은 주민들이 실제 피해를 입고 불안해하는 이 공장의 화재에 대해 “별 것 아니다”라고 계속해 감추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제보자가 “이 공장의 화재에 대해선 소방당국에서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우려한 점이다.
이날 충남소방본부와 예산소방서는 화재 조사 현황에 대한 물음에 계속된 부서 미루기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보고서에 이미 '리튬전지 방전'이라고 적었으면서도 화재 원인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심지어 “못 밝힐 것 같다”는 답변도 서슴없었다.
계속된 취재에 당국은 “지난해에도 이 공장에 화재가 있었는데, 철저한 조사를 거쳐 소방관리자와 공장장 등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해당 장소가 소방시설이 들어가는 장소는 아니지만 안전관리자가 화재 발생 방지 업무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B 공장의 안전불감증도 우려된다. 화재 바로 다음날 아침에도 한 작업자는 비스듬하고 높은 공장 지붕 위를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분진 등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작업으로 추정된다.
B 공장은 화재장소의 공개 및 대표와 관리자 등을 상대로 한 취재를 거부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이 공장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산=신언기·유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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