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후배들과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하려고 SNS를 시작했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볼 때면 왠지 모를 벽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2. 주부 박지민(45)씨는 우연히 중학생 딸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민호 솔까 낫닝겐이야.(이민호 솔직히 사람이 아닐만큼 잘생겼다는 뜻)” “오늘 영화 핵노잼(오늘 영화 정말 재미없다)” 등 처음 보는 단어들이 연달아 섞여있었다. 박씨는 인터넷 검색을 하고나서야 딸의 메시지를 해독(?)했다.
박씨는 “스스로 신세대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서야 딸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퍼진다”며 “우리 때도 우리만의 은어가 있었지만 이렇게 해독을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갈수록 그들만의 언어가 될 정도록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는 9일 제569돌 한글날을 앞둔 가운데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 되면서 한글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인터넷의 전유물이었던 줄임말과 은어가 최근들어 일상생활에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줄임말과 신조어가 시시각각 변하는 세대상과 사회 환경을 반영하고 있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하지만, 세대 간 소통을 막으면서 '단절'이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또 굳이 줄여도 되지 않는 말도 일부러 줄여 사용하거나 남발하는 것은 언어 파괴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국적불명 은어 사용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은어가 세대와의 갈등 유발 원인에 '공감한다' 의견이 무려 82%로 집계됐다.
이형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은어를 사용하면 유대감이 강화되는 등 순기능 측면도 분명 있다”며 “다만 공적인 공간에서는 줄임말이나 은어 사용을 자제하고 어법에 맞게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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