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청호에 유입되는 충북 소옥천 추소수역에 진녹색 녹조 찌꺼기가 떠다니고 있다. |
충북 옥천군 추소리 마을 앞을 굽이굽이 흐르는 소옥천.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봉우리와 마을이 아름다워 '부소담악'으로 불리는 이곳은 대청호 조류주의보의 진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인구 400만명의 식수 대청호에 이어지는 여러 하천 중 녹조발생 부하량 기여도 1위인 소옥천은 매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조류에 몸살을 앓는다.
기자가 찾은 5일에도 부소담악 아래 소옥천 수면에는 진녹색 녹조 찌꺼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하천을 따라 걸으며 발목이 푹푹 잠긴 진흙에서는 시큼한 악취가 올라왔고, 심하게 굽은 물길에 하천은 거의 흐르지 않는 듯 정체됐고 수심 1m 속이 보이지 않았다.
대청호 본류에 이르는 목젖인 소옥천 추소수역에서 물순환 수차와 조류수집 선박이 수시로 조류제거 작업을 벌여도 효과는 그때뿐 스멀스멀 올라온다.
박찬훈 부소리 이장은 “얼마 전 많은 비가 내릴 때 하천의 조류 덩어리가 쓸려 내려가 그나마 지금은 깨끗한 편”이라며 “기관에서 선박을 띄워 녹조를 수거해도 하천 바닥에서 자꾸 올라와 냄새 나고 보기에도 안 좋아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고 설명했다.
소옥천이 대청호 조류의 진앙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대청호에 연결된 여러 하천 중 오염이 가장 심하기 때문이다.
금산과 옥천에서 흘러내린 물이 소옥천을 이뤄 대청호에 뒤섞이는데 소옥천 권역에서 배출되는 생활·축산·산업·토지 계통의 오염 배출원은 다른 대청호 유입 하천을 압도하는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2월 (사)한국지역지리학과 학술대회 주제발표에서 소옥천은 대청호 유입 하천 중 녹조발생 부하량 기여도 1위 하천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소옥천의 추소리 추소수역은 대청호 본류와 만나는 지점으로 병목현상으로 체류시간이 길어져 조류가 번식하고 이게 대청호에 자연스레 흘러든다. 때문에 소옥천 강바닥에 쌓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준설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관련예산은 확보되지 않고 있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이건희 사무처장은 “소옥천이 대청호에 합류하는 추소수역은 매년 심각한 조류가 발생하는 곳으로 하천의 자정능력보다 오염배출량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라며 “식수원의 수질은 결국 대청호에 유입되는 하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오염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