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부처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보건소의 데이터 입력과 수정권한이 제한돼 보고사항을 팩스로 전송하는 등 혼란만 가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비례대표) 의원이 보건복지로부터 받은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첫 메르스 환자 발생 후 2주가 지난 6월 3일 메르스 관련 실시간 정보 공유와 관리가 가능한 메르스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정보시스템은 ▲환자 이동경로와 감염경로 ▲환자 기본 인적사항 ▲시군구별 격리자 현황 ▲접촉자모니터링 실적현황 등 보건당국과 지자체, 보건소가 환자와 격리자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일선 보건소가 담당 지역 내 접촉자를 직접 관리해 시스템에 주요 내용을 입력할 수 있게끔 했다.
하지만 시스템 운영 하루만인 6월 4일 정부는 보건소의 데이터 입력과 수정권한을 제한했다. 입력오류가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제한 조치로 보건소는 접촉자 관리사항을 팩스로 전송해야 했다. 팩스 특성상 담당자가 받지 못하면 수신확인이 불가능했고, 대량 접촉자 발생으로 문서 발송이 몰려 팩스 오류까지 발생했다. 매번 보건복지부에 전화로 확인을 시도했지만, 불통인 경우가 많았다.
보건소의 이런 어려움에 보건복지부는 6월 9일 입력권한을 재부여했으나 다음날 다시 권한을 제한해 현장 혼란을 가중시켰다.
또한 '메르스 환자 발생 의료기관 접촉자 조사와 관리방법, 실적 제출 안내', '평택성모병원 메르스 접촉자 조사와 실적 제출 안내', '보건소 접초자 밀착관리 실시 관련 협조 요청' 등의 공문에 대한 자료를 매일 낮 12시와 오후 2시, 6시에 서식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통합정보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일일이 보고하도록 지시해 각 보건소와 지자체는 환자 접촉자 관리보다 부수적인 행정 처리에 시달려야 했다.
최 의원은 “보건당국이 새로운 지침과 시스템을 만드느라 우왕좌왕했고, 허술하게 운영해 일선에서 환자와 접촉자를 관리하는 보건소와 지자체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메르스 같은 감염병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공유인 만큼 일상적 위기대응체계를 갖추고, 유사시 관련 기관이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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