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은 김지철 교육감 취임과 더불어 '행복나눔학교'라는 충남형 혁신학교 운영 모델로 '미래 핵심역량 교육과정 운영'을 제시, 추진중에 있다.
때를 같이해 핵심역량 교육을 강조하는 이번 정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 발표는 충남교육청에 큰 기대를 모은다.
도교육청이 이미 운영중인 미래 핵심역량 교육과정과 정부가 발표한 2015개정 교육과정이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중 핵심역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핵심역량-학교 목표'로 연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이와 함께 이를 이루도록 6대 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핵심역량은 앞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제시됐다.
이때는 명시적인 규정 없이 일부 교육과정 개발에서만 고려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더욱 구체화하고 각 학교급의 목표와 연계되는 정도로 진화됐다.
이처럼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 교육이 강화되고 시·도 단위의 교육 정책에서도 미래 핵심역량 교육과정 운영을 강조하는 것은 사회의 변화, 시대적 요구를 파악하고 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있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현 시점의 핵심역량 교육은 걸음마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대비한 핵심역량은 어떤 방향으로 설정돼야 하며 핵심역량이 키워지기 위한 교육 생태계를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해결돼야 하는지 충남도교육청의 미래핵심역량 교육과정과 더불어 살펴본다.
먼저 미래사회를 대비한 핵심역량의 방향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적 가치는 반세기 이상 주창됐고 앞으로도 교육의 본질로 계속 자리매김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교육 목표를 실현을 위해 지금까지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으로 내용과 방법이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DeSeCo프로젝트에서 제시하는 '생애 핵심역량'이나 미국의 21세기 학습자를 위한 역량 구조의 역량 요소, 유럽연합(EU)의 유러피언 핵심역량 구조에서 제안된 8개의 핵심역량 등 세계 각지와 단체에서 제시하는 역량은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제시된 핵심역량 또한 다르다. 하지만 이 차이는 교육 목표를 실현하도록 교육학자, 경제학자, 사회 구성원들의 관점에 따른 차이일 뿐 교육의 본질적 가치 실현에는 변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본질적 가치 실현을 위해 각계의 의견들로 표출되는 서로 다른 핵심역량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그 부분에서 유연함이 중요하다. 오디오 믹서의 이퀄라이저와 같이 시대적 상황, 국가의 상황, 경제적 요구 등에 따라 언제든지 수많은 역량 가운데 강조하는 핵심역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없다. 또한 각각의 역량으로 불리는 요소들은 독립적이지 않다. 한 가지 역량은 다른 역량을 바탕으로 하는 등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핵심역량을 추출하거나 대주제로 엮는 것은 수많은 역량의 연결고리의 줄거리를 잡고 이해를 돕거나 목표를 명료화하고자 취한 형태이기도 하다.
이렇게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역량 교육에 대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를 예측한다면 강조될 역량, 또는 핵심역량이 무엇이 돼야 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예측되는 사회는 창의적 사고가 중요시되는 사회이며 국가 간의 경계가 약화하는 세계화, 인간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다원화, 정보의 선택과 활용이 중요한 정보화 등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미래 핵심역량을 설정해나가야 한다.
미래 사회를 준비하며 핵심역량의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 생태계를 변화시켜 나갈 때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핵심역량을 지금까지 가르쳐왔던 지식을 대치하는 또 하나의 경쟁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 핵심역량을 길러주는 왜곡된 형태의 사교육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현 교과 중심의 분절 교육, 같은 나이끼리의 교육, 학교라는 제한된 물리적 공간 등의 틀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교과의 구분 없는 통합 교육, 서로 다른 나이의 학생간의 협력과 소통을 통한 교육,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적 교육 등 많은 가능성이 보장돼야 역량 교육이 활성화된다.
이어 국가 주도의 교육과정, 많은 교육 내용을 담은 교과서 등 통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자발성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형태를 보장해야 한다. 역량은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키워나가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끝으로 교육과정 중심으로만 접근하기보다 학교 운영의 시스템, 잠재적 교육과정, 교육 공동체의 관계 등 전반적인 교육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을 교육과정으로만 생각하면 역량 교육의 한계점을 만나게 된다. 결국 역량 교육은 교육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살아 숨 쉬듯 연결돼 있을 때 그 시너지는 커지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학교혁신지원센터 이진철 센터장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핵심역량 교육은 바로 '인간다운 삶'을 이루어내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며, 민주 세계와 인류 공영을 위해 세계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예측하는 예리한 시각과 판단을 유지해나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