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지역갈등과 소모적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는 근본 배경에 정부 의지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지난 23일 행정자치부 주관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서 양 지역민 입을 통해 확인됐다.
질의·응답시간은 미래부를 둘러싼 세종시와 과천시 주민들간 의미없는 양자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당초부터 국민안전처·인사혁신처·소청심사위원회·정부청사관리소 세종 이전안만 다루려던 정부 꼼수는 보기좋게 빗나갓다.
세종시민들은 행복도시건설특별법상 당위성과 입지 및 업무 효율성에 기반한 타당성을 어필했고, 과천시민들은 행복도시로 인해 불행도시로 전락한 현실 언급과 함께 이의 해결없는 미래부 이전 반대의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행자부는 이를 팔짱끼고 지켜보는 모양새를 취하며, 양 지역간 갈등을 더욱 키웠다.
정종섭 장관을 대신한 정재근 차관은 인사말만 건네고 자리를 비웠고, 전성태 행자부 기조실장도 이날 공청회 말미 쏟아진 각종 질문에 “나중에 설명하겠다.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처럼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지연 반복, 문제해결 의지 부재는 양 지역간 연대 필요성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날 현장서 확인된 과천시민 요구가 사실상 미래부가 아닌 실질적인 공동화 문제 해소대책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결국 양자간 싸움으로 비춰지는 양상이 양 지역 발전에도 보탬이 되지않는다는 자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본질적으로 세종시는 미래부 조기 이전, 과천시는 (가)과천시지원특별법 제정 등 보완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양자간 공조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춘희 시장은 2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의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과거 과천서 근무하고 행복도시를 계획할 때, 과천시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 정부 지원방안이 모색된 바 있다”며 “하지만 그동안 정부를 거치며 어떠한 실효성있는 방안도 추진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전 후 공동화 방지 대책마련은 당연히 정부 몫이다.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지원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향후 과천시와 이 문제를 놓고 상생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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