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명시한 시행계획 제출 시한이 임박했지만, '연내 도입' 여부조차 합의된 곳이 없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전국 공기업 노동조합이 이번 주에 대전에서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2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사장 박남일)와 도시철도공사(사장 차준일), 마케팅공사(사장 이명완), 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근종) 등 산하 공사ㆍ공단 모두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동조합과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우선, 전국 공기업과의 공동보조를 맞춰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행자부가 제시한 1차 지침은 '정년 3년 전부터 임금 10~30% 삭감'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공기업에는 경영평가에서 가산점을 주고 평가 등급은 임직원의 연봉과 성과급에 반영하겠다는 게 행자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대전은 물론 전국적으로 반발이 거세지면서 공론화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내부 합의안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의 4개 공사·공단 모두 사실상 기본설계는 모두 마무리했지만, 전국 공기업과 공동보조를 맞추기 위해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전국공기업노조가 24일 오후에 대전도시공사 대회의실에서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사 관계자는 “이견 접근이 많이 이뤄졌지만, 먼저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행자부의 2차 권고안도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단일안이 도출되더라도, 공사ㆍ공단별로 처한 상황과 특징들이 다양한 것도 해결 과제다.
'임금피크제 연내 도입' 문제는 협상을 통해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만만치않다. 신규 채용 목표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등이 다를 수 밖에 없어 추석 후 본격적인 내부 논의 과정에서는 난항도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도 청년고용을 위해서 제도를 도입한다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많다”며 “협상과정에서 정부나 자치단체가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오면 적잖은 반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노사 모두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안다”며 “전국 공통 사안이다 보니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연휴가 끝나면 노사 모두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자치단체 직영기업을 제외하고 전국 지방공기업 142곳 중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19곳에서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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