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명, 탈보트 권혁 /사진=연합DB |
10승 투수. 한화 이글스에게는 포스트시즌 진출만큼 의미 있는 기록이다.
한화는 2011년 류현진이 11승을 기록한 이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2012년에는 류현진이 지독한 불운을 겪으며 9승에 그쳤다. 이어 2013년에는 데니 바티스타가 7승, 2014년에는 이태양, 안영명, 윤규진이 7승을 거뒀다.
올 시즌 10개구단 중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은 한화와 LG 단 2팀뿐이다. 확실한 팀의 에이스가 없고, 타격과 수비 그리고 불펜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10승 투수가 되기란 참 어려웠다. 한화로서는 남은 경기동안 꼭 달성하고 싶은 기록 중 하나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투수진을 대거 보강하는 등 가능성을 높였다. 게다가 전반기 팀이 5위로 선전하면서 10승 투수 배출은 쉽게 이뤄질 것 같았다. 하지만 팀이 후반기 부진을 거듭하면서 시즌 막판에도 10승을 거둔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아직 8경기가 남아 있어 10승 투수 배출은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는 올 시즌 현재 9승을 기록한 투수는 총 3명이다. 선발투수로 활약 중인 안영명과 미치 탈보트, 그리고 불펜 투수 권혁이다. 이들은 각각 9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5,18, 9승10패 평균자책점 5.00, 9승13패17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 중이다. 안영명은 올 시즌 초반 불펜으로 활약하다 4월11일 롯데전부터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면서 4월에만 4승을 거두는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안영명은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다. 6월 16일 SK전에서 시즌 7승을 거둔 뒤 8월21일 KT전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10경기 만에 8승째를 챙겼다. 무려 66일만에 거둔 승리였다.
안영명은 9월1일 KIA전에서 9승째를 거두며 10승을 눈앞에 뒀지만, 팀 사정이 허락하지 않았다. 안영명은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불펜으로 경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한화는 안영명을 또다시 선발로 출전시켰다. 9월16일 KIA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나며 10승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불펜이 승리를 지켜주지 못하면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는 부상이 관건이다. 탈보트는 올 시즌 전반기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7월2일까지 시즌 8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불운에 시달리며 11경기째 승수를 쌓지 못했다.
탈보트는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달성했다. 탈보트는 8월30일 두산전부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모습이라면 10승 달성이 유력하지만, 관건은 부상이다. 탈보트는 지난 10일 SK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 몸에 이상을 느껴 교체됐다. 이후 19일 두산전에서도 6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자청해서 내려갔다. 몸이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혁은 불펜투수로 9승을 거뒀다.
팀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나 동점에 등판해 경기를 뒤집거나, 혹은 이기는 상황에서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후 다시 재역전하는 경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권혁이 최근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하기가 어렵다. 한화는 이제 8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정상 삼성, 넥센, NC 등 막강한 전력을 갖춘 팀들과의 대결이 남아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가 남은 기간 동안 10승 투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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