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아직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일 현재 한화는 63승 73패로 5위 SK 와이번스(63승 68패), 6위 롯데 자이언츠(64승 1무 70패), 7위 KIA 타이거즈(62승 70패)에 이어 8위에 머물러 있다.
남은 경기는 8게임. 한화의 '가을 야구'는 자력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긴 후 경쟁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886899' 한화 이글스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거둔 순위다. 한화가 시즌 막판 포스트 시즌 진출을 경쟁하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팬들의 바람으로 김성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이후 한화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내내 매 경기 끈질긴 승부를 펼치면서 팬들에게 확실히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선보였다. 전반기 44승40패(승률 0.524) 5위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한화는 후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얇은 선수층이 문제였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친 한화는 주전 선수들이 지치면서 패배가 늘어났다. 권혁과 박정진, 윤규진 '필승조'의 부진이 대표적이다. 후반기 19승 33패를 기록하면서 어느덧 승패마진이 '-10'까지 내려앉았다.
후반기 한화 성적이 추락하자 대내외로 분위기가 나빠졌다. 혹독한 훈련과 자기희생에 대한 결과가 좋지 않자 선수단 사이에 동요가 일었다. 패배 의식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김성근 감독의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러나 한화는 아직 5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포기할 시기가 아니다. 남은 전력을 모두 쏟아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둘 필요가 있다. 한화는 10구단 중 가장 많은 136경기를 치렀다. 이제 남은 경기는 8경기. 한 경기 한 경기가 순위와 직결되는 만큼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
20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성근 감독은 “5할 싸움이 어느덧 5위 싸움이 됐다”면서 “10게임 미만이 남은 상황에서 어느 팀이나 2연패를 당하면 5위 싸움이 힘들어진다. 3경기 차로 벌어지면 어렵다”고 밝혔다.
시즌 막판 한화와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 SK, KIA 모두 부진하면서 어느 한팀도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시즌을 100m 경기에 비교하면서 “한화를 비롯해 롯데나 SK, KIA 등 막판에 모두 숨이 가빠졌다. 4팀 모두 베스트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투수 전력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타 팀 감독들을 만나도 모두 뒤에서 뒤집힌다고 하더라. 한국프로야구 전체에 투수가 부족하다”면서 “타격이 예전보다 좋아져 투수들이 못 버틴다. 시즌 막판에 투수들이 지치면서 자연스럽게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인재가 모자란다”고 밝혔다.
시즌 144경기를 완주했을 때 한화가 어디에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3시즌 동안 꼴찌를 하던 팀이 1년 만에 확실히 달라졌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위 경쟁을 하며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해인 것만은 확실하다. 얼마 남지 않은 경기에서 한화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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