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의 대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방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연합DB |
대전시와 동구를 비롯, 주민대표회의 마저 배제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의 대전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방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18일 이장우(동구) 국회의원과 함께 동구 내 주거환경개선사업 미착수 지구인 천동3, 소제구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도시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조기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필요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방문이 사업추진 주체인 대전시와 동구, 법적으로 구성된 주민대표회의 마저 배제한 채 이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전시와 동구는 유 장관의 방문과 관련, 국토부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동구에서 천동3, 소제구역에 대해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시와 동구 직원들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 전부였으며, 동구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했다.
각 지구의 주민대표회의도 마찬가지였다. 김영우 천동3구역 추진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참석해 달라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 이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장관이 방문하면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주체인 토지주택공사(LH), 대전시, 동구청, 주민대표를 불러서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이런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행사 때문에 왔다가 시간이 남아서 여기를 들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사업과 관련, 실질적인 관계자가 아닌 지역구 의원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제구역 주민은 “이장우 의원실로부터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장관이 방문하는데, 주민들을 모아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며 “장관이 오면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주민들이 대기해야 하느냐, 주민들은 들러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번 방문은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 기간 중 해당 상임위원회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일정을 포함해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행정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장우 의원 측 관계자는 “주민과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기다려 달라는 것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담당 직원이 일정이 나오기 전에 주민들과 통화를 하다 보니 정확한 방문 시간을 몰라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정확한 시간을 알아본 후에 다시 통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그동안 시, 동구, LH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었다”며 “이날 오전부터 계속 행사가 있는 등 촉박해 현장방문 일정만 넣었다”고 해명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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