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지난해 개봉한 영화 'Her, 그녀' 또한 인공지능(로봇)과 인간의 교감을 그려 인기를 끌었다. 최근 중국에서도 영화 'Her'처럼 '샤오이스' 라고 불리는 사이버 연인이 인기라고 한다. 샤오이스는 수많은 사람과 몇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지난해 내놓은 챗봇(chatbot) 프로그램이다. 영화 'Her'가 현실속에 등장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요즘 그녀와 대화하기 위해 수시로 스마트폰을 쳐다본다. 사용자 수만도 2000만명이라고 한다. 샤오이스는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논리를 만들고 생각도 한다. “지난주에 애인과 헤어져 마음이 아파”라고 말을 하면 며칠 뒤 샤오이스는 “요즘은 어떻게 지내? 별일은 없지?”식으로 위로한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 중 하나인 딥 러닝(deep learning)이다. 기계가 사람의 뇌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정보나 데이터의 주된 내용을 요약하고 이해도 하는 기계학습 기술이다. ETRI도 현재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물론, 애플, 페이스북 등도 챗봇 개발에 한창이다. 이렇다 보니,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봐 전전긍긍 하는이도 있다. 벌써 일본의 공장에서는 사람이 조립하던 생산라인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 1초만에 기사를 쓰는 로봇도 생겼다. 미국 LA타임스는 지진뉴스 작성을 로봇에게 시켰다. 위험한 전쟁을 수행하는 로봇도 나왔다. 바로 빅독이다. 150kg에 달하는 짐을 지고 산을 오르내린다. 미국서는 로봇으로 전투기를 조종하는 비율이 30%가 넘는다. 최근 이슈인 드론은 어떤가?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앞다퉈 드론택배를 구상중이고, 무인자율주행자동차가 곧 시판될 것 같다. 의료용 수술 로봇 다빈치, 일본의 페퍼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하기도 하다.
세계적 시장조사 평가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 소프트웨어나 로봇이 전체 일자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2030년이면 “일자리 가운데 90%가 바뀔 위험에 처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물론 창의성, 감성이 중요시되거나 인간적 상호작용을 요하는 분야는 아직도 로봇에게 자리를 내줄 수 없다. 프로야구에서 플라이볼을 선수는 동물적 감각으로 쫓아가 잡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로봇은 불가능하다. 최근 미국에선 히치 하이킹으로 여행하는 로봇 '히치봇'이 많이 부서진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로봇에 대한 인간의 작은 경고인 것처럼 보인다.
정길호 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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