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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은 16일 경기에서 시즌 13패째를 떠안았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전과 다른 변화의 움직임을 찾을 수 있다.
권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로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권혁은 뒷문을 책임지며 올 시즌 한화의 돌풍에 핵심 역할을 했다.
권혁은 원 없이 공을 던졌다. 74경기에 나와 9승13패 16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 중이다. 총투구수가 2033개에 이른다. KBO리그 구원투수로는 13년 만에 2000구 이상을 던졌다. 구원으로만 나서 107.2이닝을 소화했다. 역대 KBO리그에서 구원투수가 100이닝을 넘긴 건 권혁이 24번째다.
삼성 시절 주로 짧은 이닝만을 투구하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80.2이닝, 73.1이닝을 던진 이후 4시즌 동안 5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었다.
전반기 50경기에서 4.01을 기록하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24경기에서 7.18로 급격히 상승했다.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고, 권혁의 부진과 함께 한화의 성적도 내려앉았다.
최근에는 부진이 더 심해졌다. 8월30일 두산전부터 9월8일 LG전까지 5경기에서 연속 실점했다. 이 기간 권혁은 2패 1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8일 LG전에서는 연장 12회 말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팀 5연패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권혁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권혁은 16일 광주 KIA전에서 구원 등판해 1.1이닝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3-4로 역전패를 당하며 권혁은 시즌 13패째를 기록했다.
권혁은 3-2로 앞선 7회 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은 대타 김다원과 백용환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1루주자 김민우의 연속 도루와 대타 나지완의 볼넷으로 2사 1, 3루 상황에서 권혁은 신종길을 땅볼로 유도해냈다.
그러나 유격수 권용관이 타구를 놓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권혁은 이홍구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권혁은 8회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았다. 중견수 이용규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가 글러브를 맞고 나왔다. 불운이었다. 결국 후속타자 브렛 필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4-3 역전을 허용했다.
한화는 이후 공격에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결국 경기에 패했다.
패전투수가 됐지만 권혁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삼진을 3개나 잡아내면서 타자들을 제압했다. 직구만 던지던 이전과 달리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 권혁은 묵직한 직구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하지만 직구가 힘을 잃자 자신감마저 떨어지면서 최근 부진을 겪었다. 권혁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지며 변화를 택했고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앞서 13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내며 세이브를 따냈다.
7-4로 쫓긴 9회 말 2사 1, 2루에서 전날 만루홈런을 친 김문호를 상대해 6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때 권혁은 5개의 직구와 1개의 커브를 던졌다. 커브 하나가 김문호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었다.
한화는 62승 70패로 8위를 기록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5위 롯데와는 2.5경기차다. 남은 경기 수는 12경기. 이번 주 내 1경기 차 이내로 좁히지 못한다면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진다. 올 시즌 내내 활약해 준 필승조의 '불꽃투혼'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혁이 달라진 모습으로 뒷문을 막아준다면 한화에게도 아직 마지막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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