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부결시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 첫 관문을 우여곡절 끝에 넘게 됐다. 앞으로 문재인 대표가 추석 전에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중앙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지도체제 변경 등에 관한 당헌 개정안'과 '공천 관련 당헌 개정안'을 각각 차례로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위원 576명 가운데 과반(289명)이 넘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표결은 찬반을 박수로 묻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혁신안 처리에 반대하며 무기명 투표를 요구한 비주류 위원들은 첫 안건 표결에 앞서 집단 퇴장했지만 표결 정족수가 미달되지는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다소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비주류측의 반발이 거셌다.
문재인 대표는 16일 공천 혁신안이 통과된 후 “혁신은 이제 시작”이라며 “당의 단합과 당 외부를 망라하는 통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와 비주류가 문 대표가 대척점에 서면서 내홍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중앙위 불참을 미리 알리며 문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안 전 대표는 “재신임을 걸지 않았다면 회의내용과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중앙위원들의 혁신안에 대한 토론과 반대를 봉쇄한 것과 마찬가지며, 토론 선택권을 막은 것”이라면서 “부득이 불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혁신안 통과로 문 대표는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비주류측과의 관계 설정은 더욱 꼬이는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무기명 투표 방식을 두고 집단 퇴장한 것이 이를 대변해 주는 대목이다.
문 대표가 재신임을 강행한다는 뜻을 재차 확인해 이를 두고도 주류와 비주류 측의 갈등은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