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국가문화재 상업촬영 '기대반 우려반'

충남서 최근 4년간 193건 진행 … 전국서 2번째 많아 “지역경제 활성화” vs “문화적 자산 훼손” 찬반 양론

충남도내 국가지정문화재에서 드라마, 영화 등 상업적 촬영이 잇따르는 것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관광자원 홍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긍정적 시각과 무분별한 촬영에 따른 문화재 훼손을 우려하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국가지정문화재 및 세계문화유산 방송영화 촬영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도내에서 모두 193건의 촬영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드라마 39건, 예능·오락·광고 26건 등 65건(33.67%)이 상업촬영에 해당했다.

상업촬영 비율은 국가지정문화재 내 촬영이 있었던 전국 12개 지자체 가운데 전북(81.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전국 평균(27.29%)을 훨씬 웃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방송사 등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내 촬영 협조가 오면 해당 시·군은 이를 검토한 뒤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까지는 시·도가 갖고 있던 권한이 올해 초부터 시·군으로 넘어간 간 것인데 사용료 지불과 관련한 특별한 조례가 없으면 대부분 촬영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것이 행정 당국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무분별한 상업촬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진후 의원은 “문화재란 사소한 실수, 미세한 기후변화, 주변환경 조건의 변화에도 크게 변형되거나 손상될 수 있는데 100여 명의 스태프가 동원되고 무거운 촬영장비와 중장비가 동원되는 촬영에 문화재가 노출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 품위를 잃지 않고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제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지역의 유명 문화재 안에서 영화 및 드라마가 촬영되면 파급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미치며 메가톤급이라는 반론이다. 문화재 자체에 대한 홍보는 물론 한류 배우가 연기했던 공간적 배경을 찾아오려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국가지정문화재 내 촬영은 해당 지자체가 면밀히 따져 진행되기 때문에 문화재 훼손을 예방할 수 있다”며 “오히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에는 국보(27곳), 보물(106), 사적(49), 명승(3), 중요무형문화재(8), 천연기념물(14) 등 국가지정문화재 232곳이 있다.

내포=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