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김성근 감독을 사령탑으로 모신 한화는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매 경기 치열한 싸움을 펼치며 '가을야구'에 바짝 다가섰었다.
하지만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단 연패를 끊으며 위기를 넘겼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화는 15일 경기 전까지 14경기를 남겨두고 61승69패로 7위를 달리고 있다. 5위 롯데 자이언츠와 6위 기아 타이거즈에 각각 1.5경기 뒤져 있다. 8위 SK 와이번스와는 반 경기 앞서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남은 기간 최대한 승수를 챙겨야 한다. 이런 상황에는 폭발력 있는'해결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화는 4번 타자이자 주장인 김태균이 바로 그 '해결사'다. 김태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한화의 중심이다. 김태균의 활약에 따라 한화의 가을야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9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12경기에서 4승8패.
김성근 감독이 총력전을 선언할 정도로 중요한 시점이었지만 한화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9월에 김태균도 함께 부진했다. 타격감이 크게 떨어진데다 손목 통증까지 겹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태균이 침묵하자 타선도 힘을 잃었다. 이사이 투수 전력마저 떨어지며 한화는 지는 경기가 늘어났다.
김태균은 올 시즌 현재(14일 경기 전) 123경기에 나와 121안타(21홈런) 102타점 타율 3할2푼을 기록 중이다. OPS는 1.02를 기록 중이며, 장타율도 0.588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8월부터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했다. 8월에는 타율이 2할9푼7리로 떨어지더니 9월에는 2할7푼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9월에는 홈런을 1개도 쏘아 올리지 못했다.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진 데다 4번 타자에 주장의 부담감으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손목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2번이나 제외됐다. 한화가 5연패를 당하는 동안 김태균은 4경기(3경기 선발)에 나와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를 기록했다. 중심타선이 침묵하자 한화 타선의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한화가 부진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김태균의 부진과 맞물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 5일과 6일 두산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둘 때에는 김태균이 6타수 3안타를 기록했었다. 한화가 김태균의 부활을 절실히 바라는 이유다.
다행히 김태균이 조금씩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김태균은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1로 앞선 5회 초 1사 2,3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팀이 쫓길 수 있는 상황을 해결해 준 한방이었다. 김태균은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도 “중심 타선이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면서 김태균의 부진 탈출에 기뻐했다. 이날 모습은 남은 경기 동안 김태균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태균이 살아나면 팀의 득점 생산력이 월등히 늘어날 수 있다. 이용규, 정근우 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김태균이 부진에서 탈출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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