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폐플라스틱 소각시설 허가 논란 '원점'

대법 “환경·주민피해 증거 제시안돼” 파기환송 고법은 '허가취소 정당' 판결… 결과 4번 뒤집혀

<속보>=폐플라스틱을 소각해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시설이 대덕특구가 있는 대전 도심에 허가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 판결이 또 다시 뒤집혔다.<본보 2013년 10월 24일ㆍ12월 9일자 보도>

대법원 제3부는 지난 10일 선고를 통해 폐기물 고형원료를 소각하는 보일러 시설에 대해 대덕구청의 허가취소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전고등법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재심의·의결하라며 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행정행위의 취소 또는 철회는 상대방의 기득권의 침해를 정당화할 만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는데, 발전소 가동에 따른 대기오염 정도와 인근 주민이나 대덕특구 관계자들이 입을 피해의 정도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배출 대기오염물질에 따른 환경 피해가 예상된다고 볼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건축허가를 취소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되기 어렵고, 구청의 건축허가를 신뢰하고 43억 상당의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의 불이익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다시 대전고법에서 심리·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논란의 고형원료 발전소 시설은 (주)대덕그린에너지가 대덕구 문평동 140-42번지 일원에 건설을 추진 중인 보일러 형태의 열공급시설을 말한다. 폐플라스틱 등을 압축·특수처리한 고형연료제품(RPF·WCF)을 소각해 하루 24시간 1년 330일 가동해 뜨거운 증기 18만4500t을 관로를 통해 1㎞ 떨어진 신일동 대전열병합발전소에 공급하는 것이다.

고형연료 소각시설에 대해 대덕구는 2011년 8월 건축허가를 내준 후 이를 번복해 2012년 2월 건축허가 취소 처분했다.

건축허가를 바탕으로 대덕경찰서 옆 주유소 부지를 43억3000만원에 매입한 (주)대덕그린에너지는 구청의 허가취소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 9월 대전지방법원은 구청의 건축허가 취소처분은 부당하다고 선고했고, 이듬해 12월 이뤄진 대전고법 선고에서는 허가 최소처분은 정당하다는 엇갈린 판결이 나왔으며 이번 대법원에서 다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며 고법 판결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고형연료에 포함된 납·크롬·구리 등의 금속성분이 연소에서 제거되지 않고 이산화황 등 1종 오염물질 연간 421t이 만들어져 대기 배출시설을 거쳐 48t이 대기에 배출될 전망이다.

반대운동을 전개한 대덕구 덕암동주민복지위원회 관계자는 “화석연료 소각이 금지된 대덕특구에서 10m 떨어진 곳에 대규모 소각 보일러를 설치하고 그 에너지는 다시 대덕특구에 보내는 시설은 편법이자 많은 주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대법 판결을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구·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