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은범 |
'필승조' 권혁, 윤규진, 박정진이 잇따라 부상과 부진에 빠지면서 불펜의 힘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후반기 역전패가 16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송은범이 잇따라 위기상황에 등판해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불안한 마운드에 '소금' 역할을 했다.
김성근 감독은 남은 경기 투수 보직을 두지 않고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등판해 온 송은범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두산전에서 5-4로 짜릿한 한점 차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지킨 선수는 송은범이었다. 권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위기 상황을 가져왔다. 4-0으로 앞선 상황에 등판한 권혁은 8회 초 5-4까지 추격을 허용하고 주자 1, 2루상황에서 강판당했다.
계속된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송은범은 최고 151km/h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허경민을 내야 땅볼로 잡아낸 후 이어진 2, 3루 위기에서 장민석을 내야 뜬공, 민병헌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어 9회 초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자신의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8일 잠실 LG전에서도 송은범은 호투했다. 박정진에 이어 9회 2사에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7-7 동점, 2사 만루에서 패배 위기를 막아내는 등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송은범은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재성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0회에는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근 팀 사정과 송은범이 보여준 투구 모습을 감안하면 앞으로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송은범이 박빙의 승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송은범은 2010년 SK 와이번스에서 시즌 중반 이후 뒷문을 맡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송은범은 총 44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2.30, 8승5패8세이브로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후 26경기에서 35.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의 활약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김 감독은 “송은범은 아직 상대를 봐가며 내보내야 한다. 왼손 타자에게는 낼 수 없다”면서 “당분간은 팀과 상대 타자의 성향을 고려해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송은범이 경기에서 실력으로 믿음을 얻어내야 한다.
송은범이 최근의 모습대로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면 한화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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