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충남대 교수회는 10일 총장직선제 관련 토론회를 열고 내달 중순 께 교수총회를 통해 총장선거 방식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차기총장 선출 일정이 빠듯한 상황인데다 본부측도 일정대로 간선제로 강행하고 있어 자칫 교육부와 국립대간 기싸움 양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지난달 30일 부산대에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University for Creative Korea·CK-1) 예산 지급을 보류한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대학본부와 교수회는 고현철 교수의 투신 이후 '총장 임용후보자 직선제 선출'을 위한 세부 절차와 학칙 개정 방안에 합의하고 11월 말에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연구재단측이 갑자기 올해 지급받을 나머지 24억원의 예산 지급을 보류하자, 총장선출 절차와 연계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하순경 발표되는 '2015년도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포인트사업)'에서도 부산대가 제외될 것이라는 소문이 지역 국립대에 파다해지면서 당장 차기 총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 충남대 역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대 고현철 교수의 사망 이후 “국립대 총장 선출의 간선제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하겠다”고 밝혔던 교육부가 결국은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총장 직선제 철회를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이 대학가의 설명이다. 이미 지난 2012년 직선제 폐지 투표에서 교수 77.1%, 직원 96.0% 찬성이라는 압도적 결과로 직선제를 폐지했던 충남대가 선출제도를 뒤집기에는 이렇다할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일련의 교육부 압박은 부담이다.
대학본부 측도 현 총장 임기만료 110일 전인 다음달 2일까지는 총장후보자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22일까지는 총장 후보자 공모절차에 들어가는 등 예정대로 총장 후보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교육부의 재정적 지원 압력이 커지고 부산대와 같은 충격적 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선출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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