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송창식을 내세운다. 전날 '특급'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내세우고도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한화는 롯데에 반 경기차로 5위 자리를 내줬고,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지난 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117구를 던지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흘 휴식 후 등판하게 됐다.
한화는 최근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한화가 6-1로 앞선 8회 초 마운드에 안영명을 올렸다. 이날 안영명은 2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내며 팀의 3연패를 끊어냈다. 안영명은 다음날 선발 투수 후보였다. 지난 4월 19일 대전 LG전 이후 무려 149일 만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1일 청주 KIA전에서 6이닝 동안 무려 101개의 공을 던지고 3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왔다.
다음날인 6일 두산전에는 신인투수 김민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우도 지난 4일 넥센전에 구원으로 나와 1.2이닝을 던졌다. 하루 휴식 후 선발로 나섰다. 김민우는 이날 데뷔 이후 가장 많은 94개의 공을 던지며 6.1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이날 한화는 불펜으로 배영수, 권혁, 송은범 등 FA 3인방을 총동원해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송은범의 활약이 눈부셨다.
한화는 최근 선발 투수를 전날 경기가 끝난 직후 결정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가능한 자원을 모두 활용하고 난 다음 선발을 결정한다.
앞서 김성근 감독은 지난 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자리에서 “우리는 선발 로테이션을 없앴다. 상황에 맞게 들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투수 보직을 나눠 운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투수들의 등판 간격이 짧아지고, 선발 예상이 더 힘들어졌다.
정규 시즌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사실상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쳤다. 매 경기 결승전 같은 치열한 승부를 펼친 한화로서는 다른 팀보다 더 큰 피로감을 호소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강도 높은 훈련량과 올 시즌 내내 속출한 부상자들은 팀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잔여경기를 20경기 내외 남겨놓은 시점에서 투수 보직 파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한 뒷문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전반기 불안한 선발진과 달리 안정적인 불펜진을 구축했었다. 불펜진이 지키는 야구를 하면서 수많은 역전승을 이뤄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불펜진의 힘이 약해졌다. 불펜 붕괴의 핵심에는 '필승조' 3인방이 자리 잡고 있다. 권혁, 윤규진, 박정진이 부진하다. 권혁은 전반기 76.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1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후반기 29.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7.28에 달한다. 박정진도 심상치 않다. 8일 팀이 7-4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0.2이닝 동안 1피안타 볼넷 3개를 내주며 2실점으로 무너졌다. 일주일 만에 등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윤규진은 8월 중순 어깨부상으로 1군엔트리에 제외된 후 현재까지 소식이 없다.
또한 한화는 사실상 올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온 투수도 없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를 제외하면 배영수, 안영명, 송은범 등 선발 자원들이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고육지책으로 투수 보직을 없애고 매 경기 총력전을 선택했다.
한화는 올 시즌 막판까지 롯데, KIA, SK와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매 경기 1승, 1승이 중요하다. 한화가 남은 경기동안 총력적으로 가을 야구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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