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희 세종시장과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 등이 8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을 즉각 추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정준이·박영송 의원, 임상전 의장, 이춘희 시장, 윤형권 부의장, 안찬영 의원, 홍영섭 세종시 정무부시장. [연합뉴스 제공] |
행정자치부가 세종시 이전 대상이던 미래창조과학부를 경기도 과천에 잔류시키려는 움직임에 충청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년 6개월간 이전 절차를 미루다가 총리의 '조속한 마무리' 발언 이후 14일만에 기습적으로 잔류설을 유출하자, 충청권 4개 시·도와 정치권,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만 세종시로 이전키로 하고 해당 기관 이전 고시안과 계획을 마련해 오는 23일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 고시를 위한 공청회를 배제한 것은 이 부처를 과천에 잔류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과 불신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세종 이전으로 확정된 과학기술부가 이름만 미래부로 바뀌었다고, 법률 위반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미래부를 과천에 잔류시키려는 움직임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에 비견되는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위로, 정부가 믿음을 저버리면 모든 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상임대표 임효림)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미래부 잔류 방침은 법과 원칙에 따라 마땅히 세종시로 이전할 것으로 생각했던 20만 세종시민과 500만 충청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모든 세력과 연대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위원장 유한식)은 성명에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하고 정부는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시당(위원장 이해찬)도 논평에서 “경제·사회부처 대부분이 세종청사에 정착한 상태에서 업무 연관성이 많은 미래부가 이전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며 미래부의 세종시 이전 관보 고시를 촉구했다.
대전시는 이날 손철웅 정책기획관 명의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특별법 제16조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에 의하면 세종시 이전계획에서 제외되는 부처로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를 명기했다”면서 “특별법은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이전계획에서 제외되는 그 외의 부처에 대한 세종시 이전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세종시 원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만큼, 원안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했고,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장은 “세종시는 충청인과의 약속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9일 세종시청에서 열리는 충청권 국회의원-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설치된 세종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부,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를 세종시로 조속히 이전할 것을 촉구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합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편, 행자부는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미래부 잔류를 포함한 부처 이전 등을 위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희진·세종=이희택·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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