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유출 vs 대전학생…로스쿨 장학금 딜레마

  • 정치/행정
  • 대전

외지유출 vs 대전학생…로스쿨 장학금 딜레마

졸업 후 떠난단 이유로 인재육성재단 지급액 대폭감액 충남대특 “절반 이상이 지역 고등학교 출신”

  • 승인 2015-09-08 17:36
  • 신문게재 2015-09-09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 (재)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은 8일 시청에서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생 15명에게 3000만원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시
▲ (재)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은 8일 시청에서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생 15명에게 3000만원의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전시

(재)대전인재육성장학재단(이사장 권선택)이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Law School)에 지급하는 장학금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수혜대상 대부분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내는 수도권 대학 출신인데다, 변호사 합격(또는 졸업) 후 상당수가 대전을 떠난다는 논란 때문이다.

하지만, 수혜자 절반 이상이 대전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라는 점에서 장학금 지급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게 충남대 로스쿨 측의 설명이다.

장학재단은 2009년 대전시가 10억원을 출자해 출범했다. 이후 올해까지 모두 62억815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재단이 충남대 로스쿨에 장학금을 지급한 건 2012년부터다.

당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15명으로, 1인당 1000만원(1억5000만원)을 받았다. 2013년에는 27명에게 500만원씩(1억3500만원), 2014년 28명에게 500만원씩(1억40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29명에게 200만원씩 모두 5800만원을 주는 등 4년간 99명에게 모두 4억83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2012년부터 3년간 연평균 1억5000만원을 지원하다가 올해에는 장학금 액수가 58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매년 장학금 지급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장학금 수혜자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 출신이라는 것이다. 2014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자 현황(국감자료)에 따르면, 충남대의 경우 전체 입학자 106명 가운데 해당지역 대학 출신자는 3.8%(4명)에 불과했다.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 비율(83%)이 지방대 로스쿨 11곳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충남대 로스쿨 측은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고 강조했다.

손종학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수도권 대학 출신 입학자 중 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 50% 이상이 대전지역 고등학교 졸업생들”이라며 “우리지역 고교 인재들이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후 로스쿨에 입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지역균형인재육성특별법에 따라 대전·충청권에서 19명(20%)을 선발했고 이 중 13명이 충남대 출신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또 다른 논란은 변호사 시험 합격 또는 졸업 후 상당수가 외지로 떠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손 원장은 “장학금 수혜 학생의 58%가 현재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고, 수혜 학생의 성적(상위 20%)이 좋다 보니 재판연구원이나 검사로 가다 보니 근무지를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남대 로스쿨은 매년 광주시로부터 3억, 전남도로부터 1억원을 받고, 전북과 충북도 전북대와 충북대 로스쿨에 연간 1억원씩 주며 강원도는 강원대에 연 1억8000만원, 제주도는 제주대에 연 3억4000만원, 대구는 경북대에 연 5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논란이 계속되다 보니 올해는 장학금 규모가 줄었다”며 “연말 이사회에서 장학금 지급 규모는 물론 향후 계속적인 지급 여부 등에 대해 재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