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과 대덕특구, 세종을 잇는 신교통수단(광역BRT:간선급행버스체계) 건설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사진=연합DB |
대전과 대덕특구, 세종을 잇는 신교통수단(광역BRT:간선급행버스체계) 건설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돈줄을 쥔 기획재정부가 사업비 절반 이상을 투자해놓고도 더 이상 돈을 못 주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사업이라며 국가 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와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해 지자체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사업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정부 당시 광역경제권 발전 30대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돼 그해 9월 국책사업 명부에 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간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1년 3월부터 1년 9개월 동안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거쳤다. 이후 2012년 12월 1구간(4.36㎞) 사업에 착수했고, 2013년 12월에는 2구간(7.15㎞) 사업도 시작했다.
사업비는 모두 728억원(국비 323억원, 시비 405억원)으로, 이미 국비 168억, 시비 212억 등 모두 380억원이 투자됐다. 오는 12월엔 도로를 개통하며 중요한 사업으로 차고지 조성(100억원)과 환승센터 구축(200억원) 사업이 남은 상태다. 이 사업을 위해 시는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 국비 75억원을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기재부에 52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달라고 제출했다.
그런데 기재부가 갑자기 국비 지원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두가지 이유를 들었다. BRT를 운행하는 운송사업자가 차고지를 조성하게 하라는 것이다. 시는 공모를 통해 이 구간을 운행할 업체를 선정할 예정인데, 선정되려면 100억원대의 차고지 조성 사업을 맡아야 한다는 걸 공모 조건에 넣으라는 얘기다.
환승센터는 이 사업에 분리해 독립사업으로 재추진하라는 것도 있다. 이미 사업계획에 포함돼 추진해온 환승센터 구축을 계획에서 빼고 별도의 사업으로 절차를 다시 밟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업비의 30%만 국비로 지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140억원은 대전시가 부담하라는 얘기가 된다.
신규사업은 기본이고, 수년간 진행해온 계속사업의 마무리를 위한 예산까지 전액 삭감하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업 변경까지 요구하는 등 기재부의 이른바,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2017년 사업 완료를 장담할 수 없다”며 “국토위원인 이장우 의원과 예결위원인 정용기, 박범계 의원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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