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본 박물관 건립은 지난 2010년께 인천 강화군과 경기 화성·양평, 전북 남원 등 전국 8개 시·군 입지 논쟁과 함께 수면 위에 급부상했다.
이 과정 속 지난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이란 새로운 변수를 맞이했고, 이듬해인 2013년 초 새정부 인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간 심도있는 입지 논의가 전개됐다. 전년부터 세종 입지 타당성 의견이 굳어지면서, 최종 '세종' 입지로 일단락됐다.
OECD국가 중 유일하게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현실을 고려했고, 또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이 행정수도 워싱턴에 있는 점 등도 세종 입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문화재청 산하 자연유산연구소 추진과 자연스럽게 결합, 활성화 방안도 도출되는 등 가시화 국면을 맞는 듯 했다. 행복도시 개발계획상 중앙공원 인근 부지 19만㎡를 문화시설 용지로 정한 만큼, 명품 박물관 단지 조성은 초읽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검토상 BC(비용/편익)가 낮게 나타나면서, 사실상 무산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 2월 자연사박물관을 제외한 국립박물관단지 조성안만이 예비타당성을 통과했다. 국립박물관단지는 ▲국가기록박물관(국가기록원) ▲디자인박물관(문화체육관광부) ▲도시건축박물관(국토교통부) ▲국립디지털문화유산상영관(문화재청) ▲어린이박물관(행복도시건설청) 등 모두 5개 박물관의 통합 개념이다. 단지는 당초 계획보다 2~3년 늦춰진 2023년 개관 목표로 내년부터 기본설계를 맞이할 전망이다.
행복도시개발계획상 중앙공원 인근에 반영된 문화시설용지 19만㎡ 중 절반(7만5000㎡) 수준의 반영이다.
외형상으로만 보면, 국립자연사박물관이 빠진 박물관단지는 사실상 반쪽자리 구상으로 해석된다.
현재 4500억원 수준인 투입예산만 봐도 그렇고, 자연사박물관 부지면적(5만6000㎡)이 예타를 통과한 박물관단지 면적의 약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에만 최대 1조원 투입이란 장및빛 청사진은 온데간데없고, 탈락한 예타 제출안도 총사업비 2930억원 수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언한 국책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장숙연(고운동)씨는 “박물관단지 완공시기가 2023년인 점도 너무 늦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핵심 시설로 분류된 자연사박물관은 아예 빛조차 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시민과 약속을 신속히 이행해주길 바란다. 현재 인구수 등 단순 지표만을 보고, 예타 결과를 산출해선 안된다. 세종시가 당초 취지대로 정상 건설될 수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문광부 관계자는 “연말 예비타당성 검토 재신청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 가시화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