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건설업계'…불황에 집안싸움까지

'벼랑 끝 건설업계'…불황에 집안싸움까지

지속적 공사수주 가뭄 속 종합-전문업계 업역 갈등… 발주처, 지역업체 외면도

  • 승인 2015-09-06 16:15
  • 신문게재 2015-09-07 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월요포커스] '벼랑 끝 건설업계'
▲건설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사정없이 격랑에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사정없이 격랑에 흔들리고 있다.

공사 수주 불황 속에서 건설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사정없이 격랑에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계 내부적으로 업역 간 갈등의 불씨는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으며 공사 현장과 지역 건설업계의 사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관련 제도는 지역 중소건설사들을 힘들게만 한다. 더구나 지역의 발주처마저 지역 건설업계를 외면하고 있어 건설업계가 되살아날 기회마저 얻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5월 13일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종합건설사 관계자 3200여명이 참여한 '소규모 복합공사의 적용범위 확대 개정안 철폐를 위한 전국 규탄대회'는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간 갈등의 골만 깊게 했다.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를 기존 3억원 미만에서 10억원 미만으로 상향시키는 내용의 국토부 개정안에 대한 종합건설업계의 반발성 집회였다.

전문건설업계는 기존의 개정안에 흡족한 상황이었지만 종합건설업계의 대대적인 강경 대응에 국토부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결정은 나지 않은 채로 국토부는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의 '빅딜(?)'을 내심 바라며 적용 범위 금액 규모를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짓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그러나 업역 간 갈등을 국토부가 조장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향후 소규모 복합공사의 적용범위를 둔 업계 내부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건설업은 내부적으로 하도급 체계에서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전문건설업체가 종합건설업체의 전문 시공 분야에 대해 책임시공을 맡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관리 부재는 예나 오늘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지난달 21일께 충북지역 건설업체인 대원의 주택사업현장인 유성구 죽동 대원칸타빌 공사현장의 골조공사 하도급을 맡은 전문건설업체의 미흡한 경영에 공사가 2주 넘게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해당 하도급업체의 임원에 대한 자금 관리 허술이 공사 중단사태까지 빚어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청업체인 대원이 체불된 현장 근로자의 임금을 상당부분 보상해줘야 한다는 게 지역 사회의 여론이다.

다만, 협력업체로 다른 건설현장까지 공사를 맡긴 전문건설업체에 대해 대원의 하도급업체 관리 및 하도급 계약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 지역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임금 미지급 등의 문제는 하도급업체의 잘못이지만 자금 운용 및 관리구조가 부실한 업체와 중견건설사가 함께 일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보인다”며 “더구나 해당 전문건설업체가 만약 작정하고 임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면 지역 사회의 비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역의 중소건설업계는 공공 공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공 공사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밭대의 전기공사 입찰에서 소규모 공사인데도 지역제한을 풀고 전국 단위 입찰을 진행한 점이 지역 건설사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전에 집중돼 있는 정부출연 연구소에서도 마찬가지다. 소액 공사인데도 지역제한에 대한 의무가 없다보니 전국 단위 입찰만을 고집해 지역 건설사들만 울상을 지을 뿐이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종합공사를 1년에 1억원도 진행하지 못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며 “정부 차원의 공사 물량 확대와 지역 공공 및 민간 공사에서의 건설업계의 구조적인 한계를 풀어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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