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대전 두산전을 마친 후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역대 최대 관중 돌파 기념 '52만 불꽃의 날'행사 일환으로 팬 감사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관중들에게 던지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회 말 이닝이 끝나자 전광판에 나타난 문구다.
이어 경기장에서 아름다운 불꽃이 쏘아 올려지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1만3000여명이 가득 찬 경기장에는 파도 응원이 펼쳐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앞서 경기 전에는 레드카펫을 펼치고 김신연 사장과 박정규 단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관중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한화 이글스가 의미 있는 새 역사를 썼다.
지난 1일 청주 홈 경기에서 역대 최다 관중인 51만 9794명을 돌파했다.
6일 경기 전까지 20경기(한화생명이글스파크 16회, 청주구장 4회)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누적관중 수는 54만9936명으로 60만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한화는 1986년 제7구단으로 프로야구 리그에 합류한 이후 창단 첫해 19만8577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2012년에는 51만9794명의 관중을 유치하며 역대 최대 관중 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화 팬들은 최근 몇 년간 팀이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보살팬'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경기장을 꾸준히 찾아 선수들에게 성원을 보내줬다.
한화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김성근 감독을 사령탑으로 모셨고, 이용규, 정근우, 권혁, 배영수, 송은범 등 2년 동안 FA 선수 영입에 274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현역 메이저리거인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하면서 '가을야구' 진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매 경기 불꽃 투혼을 발휘하며 수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한 야구를 한다고 해서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재미있는 경기에 팬들은 경기장을 가득 메워주면서 화답했다.
오래된 한화 팬이라는 직장인 윤기현(35)씨는 “한화가 오랫동안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언젠가 잘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응원해 왔다”면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지만, 그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 때문에 야구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팬들께서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해 주시니 너무 고맙다. 선수들도 관중들이 가득차 응원을 보내주시면 힘이 될 것이다. 그 기운을 받아 선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964년 개장한 작은 구장은 한화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두 차례에 리모델링으로 최신시설을 갖췄지만 1만 3000석의 좁은 구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주말 경기나 빅 매치의 경우에는 30분도 안 돼 전석이 매진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20경기 매진이 말해주듯 팬들의 성원을 담기에는 그릇이 작다.
더욱이 교통 여건도 좋지 않다. 인근에 지하철이 없고, 야구장이 자리한 중구 대흥동의 주차 여건이 좋지 않다.
타지역 야구단들이 넓은 최신 구장 시설을 갖추는 추세다.
광주가 올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만2000명)을 개장했으며, 대구도 내년에 삼성 라이온즈 파크(2만4000석 규모)을 선보인다.
SK, 롯데, KT, 두산, LG 등 타 구단 대부분이 2만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사용하고 있다.
한화와 비슷한 규모의 넥센도 내년 고척돔구장으로 이전을 준비 중이며, NC도 신축구장을 준비 중이다.
한화는 이르면 2023년에야 신축 구장을 가질 전망이다. 갈수록 커지는 프로야구 인기를 생각하면 한화 팬들이 기다려야 하는 8년은 아주 긴 시간일 수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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