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명 선수= 한화이글스 제공 |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 경기. 한화가 6-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선발 송창식에 이어 안영명이 올라왔다. 안영명은 2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내며 팀의 3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안영명의 등판은 파격 그 자체다. 그가 다음날 선발 투수 후보였기 때문이다.
안영명은 4월19일 대전 LG전 이후 무려 149일만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1일 청주 KIA전에서 6이닝 동안 무려 101개의 공을 던진지 3일만에 마운드에 올라왔다.
6일 두산전에는 김민우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민우는 지난 4일 넥센전에 구원으로 나와 1.2이닝을 던졌다. 하루 휴식 뒤 선발로 나서는 것이다.
최근 한화의 선발 투수는 전날 경기가 끝난 직후에 결정된다. 경기 상황에 따라 가능한 자원을 활용하고 난 다음 선발을 결정한다.
앞서 김성근 감독은 지난 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자리에서 “우리는 선발 로테이션을 없앴다. 상황에 맞게 들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규 시즌이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쳤다. 매 경기 결승전 갖은 치열한 승부를 펼친 한화로서는 다른 팀보다 더 큼 피로감을 호소하는게 당연하다. 여기에 올시즌 내내 속출한 부상자들은 팀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잔여경기를 25경기 남은 시점에서 선발 로테이션이 없어졌다. 한화는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잃어버렸다. 여기에 배영수와 송은범이 부진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다. 시즌 내내 버텨주던 ‘필승조’ 3인방도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윤규진이 부상으로 빠졌다. 권혁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고, 박정진도 피로 누적으로 개점 휴업 중이다. 승부를 뒤집는 것보다는 리드를 지켜내는 일이 훨씬 손쉬울 수밖에 없다. 한화가 선발 로테이션을 없앤 이유다.
한화는 로저스가 돌아오는 9월8일 잠실 LG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로저스를 축으로 탈보트와 안영명 세명으로 3선발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송은범, 배영수, 김민우, 송창식 등 4명의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무너진 불펜이다. 권혁의 컨디션 회복이 필수다. 윤규진과 박정진의 합류도 필요하다. 필승조가 흔들리면 잡을 수 있는 경기에 또다시 선발 자원들을 투입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시즌 막판까지 롯데, KIA, SK와 치열한 5위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매 경기 1승, 1승이 소중하다. 한화가 남은 경기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해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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