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8월 27일자 3면 보도>
여권은 새누리당으로 단일화된 반면, 야권은 사분오열(四分五裂)돼 총선에서 각자 후보를 낼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현재 야권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제1야당의 지위에 있으나, 5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정의당이 원외 세력인 국민모임 및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더하기) 등과 진보재편을 꾀하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추진에 나섰다.
또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이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신당의 필요성과 비전을 제시하겠다”하면서 사실상 신당 창당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재야단체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도 복지국가정당 창당을 목표로 광주(2일)·대전(10일)에서 창당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진행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야권 후보의 난립이 예상되고 있다.
정의당 등의 4자 모임을 비롯해 진보진영 측 새로운 신당들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보일 지는 미지수지만, 1~2% 차이가 선거전에 당락을 가르기도 한다는 게 문제다.
일례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3%P이하로 승부가 결정된 곳은 충청권 3곳을 포함, 총 24곳에 달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1일 신당설이 제기되고 있는 광주를 찾아 “신당이 2~3%의 지지도만 갉아먹어도 수도권 등 박빙 지역에서 승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분열이 아픈 것”이라고 한 것도 분열의 위기감을 의식한 대목으로 읽힌다.
물론, 선거는 승리가 목적인 만큼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이들 신당 측이 야권 연대로 후보를 단일화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
향후 정국의 변화와 야권 재편의 결과를 봐야한다는 단서가 붙지만, 현재로서는 각 진영 모두 독자세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연대라는 방식을 취해왔지만, 선거 승패 여부를 떠나 자당의 후보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한 당원들의 반감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정국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지더라도 제대로 지는 모습이 연대 후 부작용보다 낫다는 것은 과거의 경험에서 깨우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 가운데 충청권에서 야권내 진영간 격돌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의 성공 관건에 충청권과의 연계가 제기됐고, 정의당 등의 4자 모임은 대전에서 도안 친수구역 문제 등에 목소리를 적극 개진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돌입했다. 이 중에 정의당은 천안시당을 만드는 등 세력 확대도 나섰다.
이에 따라 충청권 시·도지사를 석권하면서 지역에서 여당의 위치가 된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도전자들을 어떻게 상대할 지가 관심거리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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