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가뭄이 시작돼 올해 충청권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사진=연합DB |
충청권이 42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내년 봄까지 물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가뭄이 시작돼 올해 충청권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가을까지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전망돼 가뭄 해갈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과 세종, 충남·충북은 올해 지난 1973년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메마른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9월 1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내린 비의 평균 양은 521.3㎜이다. 이는 지난 42년간 기상을 관측한 누적강수량 중 가장 적은 양이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평년 1061.5㎜가 내리던 것에서 올해는 51%만 내렸다. 지금까지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된 1998년 672.6㎜의 누적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충북 역시 올해 535.8㎜의 비가 내렸다. 이는 평년(988㎜)의 54% 수준으로 197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에도 가뭄을 겪은 충청권은 올해 더 심각하게 강수량이 적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충북은 지난해 8월말까지 누적강수량 656㎜로 1973년 이후 가장 가문 해를 보냈는데 올해는 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지금까지 누적강수량 535㎜로 2년 연속 가뭄 기록을 갈아치웠다.
충남 역시 지난해 8월 말까지 누적강수량 701㎜의 비가 내려 역대 4번째로 가물었으며 올해는 역대 최악의 가뭄을 또다시 겪고 있다.
대전의 올해 누적강수량은 평년의 46% 수준이고, 충남 보령 48%, 천안 49.4%, 충북 제천 50.9%, 청주 51.9% 등으로 충청권에는 전반적으로 평년 대비 절반 수준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이 가뭄빈도 측정때 사용하는 '표준강수지수(SPI6)'에서도 천안, 부여, 대전, 보령, 보은, 청주, 충주는 가장 나쁜 상태인 '극한 가뭄'에 분류됐다.
문제는 가을이 끝날 때까지는 큰 비가 전망되지 않아 올해 가뭄이 해를 넘겨 내년 봄까지 이어져 영농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3개월 장기예보를 통해 9~10월 충청권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겠다고 전망했고, 11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겠지만 11월 평년 강수량이 52.7㎜에 불과하다. 또 겨울철 눈도 댐과 저수지의 수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뭄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대전·충남은 장마로 내린 비의 양이 평년 60% 수준으로 적었다”며 “태풍 영향도 빗겨가 가뭄을 키웠고 가을까지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