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원산지 표기 꼼수 '천태만상'

전통시장 원산지 표기 꼼수 '천태만상'

국산 큰 글씨로… 수입제품은 작은 글씨로 표기 표지판 뒤집고 물건으로 가려… 교묘한 꼼수 소비자 혼란 가중

  • 승인 2015-09-01 17:39
  • 신문게재 2015-09-02 6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이현장,이문제]

▲ 1일 대전의 한 전통시장 채소가게에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채소가 진열돼 있다.
<br />이성희 기자 token77@
▲ 1일 대전의 한 전통시장 채소가게에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채소가 진열돼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지역 전통시장이 손님맞이에 분주한 가운데 일부 시장에서 '농산물 원산지 표기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하 충남 농관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농수산물원산지표기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음식점을 포함한 유통, 농산물 품목에 대해 원산지 표기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원산지를 거짓표시 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았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여전히 일부 시장에서는 원산지 표기제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동구 A시장. 평일 낮임에도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로 골목이 붐볐다.

점포마다 길가에 내놓은 진열대의 각종 농수산물에는 원산지를 적은 표지판이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점포도 쉽게 눈에 띄었다. 시장 내 식료품 가게 앞 고무 대야에 담겨 있는 일부 잡곡은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애매하게 표기돼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인근 즉석식품 또는 반찬류를 파는 상인들은 대부분 원산지표시를 일괄적으로 적어 구석진 곳이나 작게 표기해 놓는 경우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대부분 국산제품은 '산지 직송' 등 구체적으로 표기하면서, 수입 제품에 대해선 구체적인 수입국을 표기하지 않은 채 '수입산'이라고만 대충 표기해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알아보기 어렵게 하고 있었다.

중구의 B전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원산지 표기 단속 강화와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대다수 상인이 이를 준수하고 있지만, 일부 상인들은 여전히 원산지 표지판을 뒤집어 놓거나 물건으로 가리는 식의 '꼼수'로 소비자의 눈을 교묘히 속이고 있었다.

시장 내 한 채소가게는 10여 가지 채소 중 절반가량은 '국산'이라고 크게 표기해둔 반면 수입산은 제품 위 작은 글씨로 표기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줬다.

바로 인근 가게 역시 원산지를 적어놓은 표기판의 색이 바래져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묻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시장을 찾은 김모(35)씨는 “추석을 앞두고 제수용품 준비를 위해 재래시장을 방문했지만, 제대로 원산지 표기를 하지 않는 일부 점포들도 있어 구매가 꺼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충남농관원 관계자는 “명절 음식 및 제수용품 구입시 가격이 타업소보다 현저하게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원산시 표시없이 국산이라고 말하는 점포는 주의해야 한다”며 “제수용 농산물을 구입하기 전에 농관원 홈페이지의 원산지 식별정보를 활용하면 우수한 우리농산물을 구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은 올해 농식품 원산지 표시대상 업체를 대상으로 단속을 진행한 결과 거짓 227건, 미표시 99건 등 326건을 적발했으며, 추석을 앞두고 오는 25일까지 전통시장·농수산물시장,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제수·선물용 농식품 원산지표시 위반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