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념과 정신은 20년 전 부활한 지방자치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분권과 분산은 제도적으로 미비해 시대정신의 꽃으로 완전히 개화하지는 못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가치는 도처에서 훼손당하고 있다. 언론으로서 수도권 주도의 여론 독과점을 막는 데 계속 주도해 나가겠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지난날 엄혹했던 시대에도 중도일보는 정면으로 돌파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변함없이 지역 의제 발굴과 현안 해결의 선봉에 설 것을 다짐한다. 첫삽을 뜨기 전부터 정상 건설에 공들여온 세종시가 사실상 행정수도가 될 때까지 힘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해선 철도는 물론 장항선 복선화,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도 주요 사업이다. 세종~서울 제2경부고속도로는 6년 넘게 표류 중이다. 호남선 서대전역과 계룡, 노산 구간 직선화 과제가 앞에 가로놓여 있다. 충남도의 3농혁신, 내포신도시의 건실한 발전도 화급하다. 역시 지역사회와 함께 우리가 견인할 현안들이다.
이 모두를 풀고 조율하는 데 충청권은 상생협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은 물론 신·구도심 간에도 상생의 가치가 절실하다. 충청권에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가 걸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전체적인 동력이 부족하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 유산의 세계화에도 같이 협력해야 한다. 당진평택항 해상경계 문제에는 충청권이 공동 해결의 힘을 실어줘야 한다. 기존 충청권협의체 이상의 견고한 결속력이 아쉽다.
상대적으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의지가 절실한 것들이 충청권에 많다. 신설 부처의 정부세종청사 이전 고시가 그런 경우다. 최근에는 수도권 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 비수도권 경제 황폐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의 비수도권 입주 여건을 조성하는 데는 정부 몫이 크다. 중앙정부와 지방 4대 협의체의 협의기구 설치는 우리가 이미 제시했다. 지방과 중앙, 비수도권과 수도권은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공생공영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지난 64년을 거치는 동안 시대정신은 변했다. 하지만 지역사랑의 창간정신은 끊이지 않고 계승하고자 한다.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동북아의 당당한 주역이다. 커진 위상에 맞는 성숙한 자세로 충청권의 공동 번영을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역사랑의 각오와 포부를 창간의 아침에 가다듬고 더 단단히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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