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 공자의 효(孝)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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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공자의 효(孝) 사상

  • 승인 2015-08-31 14:32
  • 신문게재 2015-09-01 31면
  • 민병찬 한밭대 교수민병찬 한밭대 교수
▲ 민병찬 한밭대 교수
▲ 민병찬 한밭대 교수
얼마 전 공자의 도시 중국 산동성 곡부(曲阜)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대한민국 사람치고 공자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혹시 모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이 살아온 역사가 그렇고 문화가 그렇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곡부에는 공부(공자와 후손들이 실제로 거주했던 생가)가 보존되어 있으며, 공묘(공자를 모시는 사당), 공림(공자 묘)이 있다.

말 그대로 곡부는 공자 때문에 먹고살고 태안은 태산으로 먹고살고 청도는 맥주로 먹고사는 도시라 생각될 정도다. 곡부는 필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자의, 공자를 위한, 공자에 의한 도시같이 보였다. 어쩌면 공자를 이용한 관광산업이 더 발전해 있는 듯했다. 작금에 경제발전과 더불어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고 핵가족시대에 예의와 배려가 메말라가는 삭막한 사회에 공자의 효 사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대해 효경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효는 자녀가 부모에 대해 경애의 감정에 토대를 두고 행하는 행위로서 이러한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효는 부모와 자녀간의 도덕규범의 기초가 되고 더욱 확대돼 가정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최우선의 가르침으로 뿌리박게 되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고 있다.

공자와 그의 제자 증삼(曾參)의 문답 중에서 효에 관한 구절들을 추려 기록하여 만든 '효경'을 살펴보면 효의 시작과 끝에 대해 공자가 증자에게 이르기를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즉, 사람의 몸과 머리털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이것을 손상시키지 아니함이 효의 시작이며, 여기서 더 나아가 나라에 충성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려 어버이를 드러나게 함이 효의 끝이라고 했다.

이 말은 즉, 부모로부터 받은 자기 몸을 소중히 해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고 후세에 입신양명해 부모에게 영광을 드리는 것을 효도의 완성으로 보았다고 볼 수 있다.

또 공자는 효를 '만덕(萬德)의 근원이요, 백행(百行)의 원천이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모든 행동의 근본이 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말하며 특히, 효경에서는 이전보다 더욱 효의 중요성을 강조해 다른 모든 덕행을 효에 종속시키는 경향을 보여줬다.

더욱이, 충효사상은 효경에서 '효로써 임금을 섬기면 곧 충(忠)이 되는 것이요, 공경하는 마음으로써 윗사람을 섬기면 곧 순(順)이 된다'라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개념과 같이 효를 바탕으로 한 개인과 가정의 윤리를 사회와 국가로 확장해 충효사상으로 발전된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이와 같이 공자는 “군자가 부모를 효성으로 섬기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임금에게 옮겨 충성을 다할 수 있으며, 형을 공경하여 섬기기 때문에 그 마음을 어른에게 옮겨 순종할 수 있으며, 집에서 집안을 잘 다스리기 때문에 그 마음을 관직에 옮겨 정치를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공자는 효를 행한다는 것을 덕의 근본으로 삼고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나라에 충성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는데 이는 내 부모에 대한 사랑과 공경의 정신을 기반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며,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것과 같은 현대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상충되지 않는 방향으로 재조명 돼야 한다.

또한 현대에 들어서 퇴색된 긍정적인 '효'의 모습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은 불감훼상하지 못해 자신의 신체를 막 다루기 일쑤고, 공대하거나 양지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정신적 자세보다 구색만 맞춘 물질적 봉양을 더 우선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옛 효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 공순한 정신적 자세를 중시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지니며,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는 것과 같은 사소한 것에 좀 더 의의를 두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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