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정치개혁은 '진상필'의 당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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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정치개혁은 '진상필'의 당선이다

  • 승인 2015-08-31 14:32
  • 신문게재 2015-09-01 30면
  •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요즘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가 있다. 국회의원이 주인공인 정치판을 배경으로 한 모 방송국의 수목드라마인 '어셈블리'다.

드라마는 정치권의 꼼수와 이전투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해고노동자로 복직투쟁 중에 여당의 보궐선거 후보가 되어 국회의원이 된 주인공 '진상필'은 당론보다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 드라마 속 정치인들도 현실 속의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파렴치, 불법, 야합, 꼼수 등을 보이지만, 현실 정치와는 달리 주인공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는 반전이 있다.

하지만 현실정치를 보자. 최근 드러난 것처럼 뇌물과 성범죄, 그리고 자녀취업청탁으로 물의를 일으킨 국회의원이 네 명이나 된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당장 윤리특위에서 징계를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성범죄와 관련한 국회의원의 징계를 위한 윤리특위만 여론에 밀려 열렸을 뿐이다. 더 이상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이런 상황은 그 동안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동업자정신과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얄팍한 꼼수 때문이다.

이런 국회를 바꾸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바로 정치개혁이다. 국민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난 해 10월 헌재가 현행의 선거구 인구편차 3대1 규정을 2대1로 바꾸라는 위헌결정과 올 2월에 중앙선관위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한 정치개혁안 국회 제출, 시민단체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정치개혁 논의가 촉발된 주요한 원인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를 정치권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회는 지난 3월에 정개특위를 구성한 이후 정치개혁을 위한 의제에 대한 합의는 고사하고, 정파의 이익에 파묻혀 지난 8월 18일에서야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와 같은 300명으로 하는 것에 여야가 동의했다. 이는 국회의원 정수를 포함한 선거구 획정을 위한 기준을 제시해야 할 기한인 8월 13일을 훌쩍 넘긴 상태에서 나온 초라한 결과물이다. 이번 결정으로 수도권의 의석수는 크게 증가하고, 이를 위해 54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심각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대로 국회의원 정수가 확정될 경우 수도권에 치우친 지역구로 인한 지역대표성의 왜곡과 비례대표의 축소로 인한 정치적 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20대 총선에서 '진상필'의 탄생은 불가능할 것이다.

전국 시민단체들은 사표(死票)방지, 도시의 지역구 증가와 농어촌지역의 지역구 감소의 지역대표성 왜곡의 완화, 그리고 정치적 다양성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의 확대를 요구했다. 헌재의 결정을 충족시키고 비례대표를 늘리기 위해 국회의원의 정수 확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여야는 국민들의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했고, 급기야 여야가 밀실에서 300명으로 합의했다. 이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합의이다. 국민을 앞세워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얄팍한 꼼수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꼼수는 또 있다. 후보를 선출에 완전국민경선인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주장이다. 이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할 경우 현역 국회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로 선출되는 것은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만큼이나 불가능해 보인다.

지금 정개특위는 20대 총선을 치를 룰을 마련하고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자신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과정이다. 국회의원의 이런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불신 받는 원인이다. 따라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가 되기 위해 '진상필'의 당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유권자의 현역 기득권 강화를 노리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엄중한 감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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