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에스밀 로저스 선수, 오른쪽 제이크 폭스 선수 /한화이글스 제공 |
‘가을야구’진출을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는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수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일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5경기 만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로저스는 27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했다. 로저스는 이날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이어지자 흥분하며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전 4경기에서 3승무패로 완투승 3번(완봉승 2번)을 기록하며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 청부사’로 떠올랐다.
입단 때부터 현역 메이저리거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로저스는 150km/h 중반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 커브로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날 NC타선의 끈질긴 승부와 심판 판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적은 6이닝을 던지고 내려왔다.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로저스의 패배는 한화로서는 뼈아팠다.
여기에 로저스가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열흘 이상 1군 경기에 뛰지 못하게 됐다. 한화 구단에서는 휴식차원에 조치라고 밝혔다. 로저스는 입국한 후 4일만인 6일부터 27일까지 5경기에 나와 총 599개의 공을 던졌다.
지난 6일 LG전 9이닝 116구, 11일 KT전 9이닝 108구, 16일 삼성전 7.1이닝 123구, 22일 KIA전 9이닝 123구, 27일 NC전 6이닝 129구로 경기당 평균 119.8개의 공을 던졌다. 몸에 피로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점이 좋지 않다. 당장 이번 주 치열한 5위 싸움 중인 KIA와 강팀인 넥센, 두산과 2연전을 갖는다. 선발 로테이션상대로라면 KIA전에 선발 등판도 가능했었다.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잡아야 5위 싸움에서 유리할 수 있는 만큼 확실한 카드인 로저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반면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는 포수로 나서면서 한화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폭스는 시즌 중반 나이저 모건의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4경기 이후 부상을 당하면서 3개월간 전력에서 제외됐었다. 폭스는 지난 16일 1군에 복귀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 외야수로 활용하기에는 수비력에서 문제가 됐다. 타격에서도 보여준 것이 없어 최진행, 김경언 등에 밀리며 마땅히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포수로 출전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폭스는 2회부터 대타로 출전해 역전 솔로홈런 포함 6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수비에서는 포수로 교체 출장하며 한화의 10-9 연장 끝내기승을 견인했다.
폭스는 6회초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조인성과 정범모가 모두 일찍 교체되면서 포수로 나서게 됐다. 폭스는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73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될 당시에 포수로 활동했었다. 폭스는 신인 투수 김민우, 권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폭스는 28일 마산 NC전에는 포수로 선발 출전해 배영수와 김기현, 송창식과 호흡을 맞추며 7회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다. 29일에도 선발로 나섰지만 일찍 교체됐다.
폭스의 포수 출장에는 한계가 예상된다. 국내 타자들의 습성을 모르고, 수비 전체를 진두지휘해야하는데 소통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가 포수, 외야수, 내야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김성근 감독의 경기 운영에 큰 힘이 되어줄 전망이다. 특히 공격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일발 장타 능력이 있는 김회성과 하위타선을 이루면서 타선의 균형을 잡아주게 됐다.
한화는 앞으로 2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KIA, SK와 막판까지 치열한 5위 싸움을 할 것으로 보여 로저스와 폭스의 활약이 중요하다. 한화는 일단 로저스의 빠른 복귀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이전같은 모습으로 한화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한다. 폭스는 앞으로 포수로 좀더 많은 출전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의 멀티포지션 능력은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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