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곳이 도전장을 던질 정도로 민감하다는 점에서 함구하고 있지만, 해당 자치단체는 이미 3파전에 대비해 본격적인 출격채비에 나선 상태다.
3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국립철도박물관 후보지로 대전을 비롯해 충북 청주시 오송읍과 경기 의왕시 등 3곳으로 압축했다. 물론,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해 세 곳을 대상으로 관련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는 대전을 비롯해 서울, 부산, 울산, 세종, 경기(의왕), 강원(원주, 춘천, 태백, 철원), 충북(청주), 전북(군산), 전남(나주, 곡성), 경남(창원), 경북(포항, 청도) 등 17곳에 달했다. 후보지 추천 기준은 ▲접근성 ▲연계성 ▲장소성·상징성 ▲사업 추진 용이성 ▲지자체의 적극성 등이었다.
대전이 후보지로 내건 동구 신안동 일대는 대전역과 광역교통망 BRT 노선과 인접해 배후인구 100만명 이상 확보가 가능하며, 철도관사촌, 한국기계연구원 등 연계시설은 물론, 경부선 대전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어 접근이 쉽다.
또 한국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 본사가 있고 현재 신청한 6만㎡에서 7만㎡까지 확대할 수 있으며, 국·공유지가 30% 정도를 차지해 추후 저가 보상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국철도학회 창립 16주년 세미나에서 국립철도박물관 설립 등을 포함해 대전을 철도문화 메카로 육성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는 점도 강조하며 예선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본선을 앞두고 대전역세권 철도ㆍ근대문화유산과 연계한 관광 명소화도 제시했다.
현재 일부 화물선 외에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 대전선(대전역~서대전역 5.7㎞)에 관광용 증기기관차 등을 활용한 관광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또 소제동 철도관사촌과 철도보급창고 복원과 활용사업, 고 김재현 기관사 동상 건립, 옛 증약터널 등 철도공원화 사업 추진도 내걸었다.
하지만, 오송과 의왕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오송이 박물관 부지 '무상제공'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오송역'이 신생역이다 보니 역사성 부재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의왕시의 경우 철도특구지정, 한국교통대학, 철도박물관(코레일), 코레일 인재개발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철도시설 연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5만㎡ 이상 규모인 국립철도박물관이 들어설 수 있는 추가 공간(여력)이 부족하다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민감한 사안이라 (후보지 압축 등은) 내부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예타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하는 만큼, 유리한 부분을 부각시켜 평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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