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의지속에 총장 직선제를 폐지한 국립대학들의 모두 공통적으로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의 총장후보 임용자를 임용 거부하거나 임용제청한 인사들은 모두 코드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사회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밀어붙이기로 강행한 정책이 결국은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 앉히기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공주대의 경우 직선제 폐지 후 지난해 3월 총장후보추천위에서 후보자로 김현규(1순위) 교수를 선정해 추천했지만 인사위원회심의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17개월째 총장이 공석 상황이다.
총장이 없는 상태다 보니 대학의 중점사업 추진도 어렵다.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에게 돌아간다.
정민걸 공주대 교수회장은 “직무대행 총장이 일상적인 사무를 보는 정도밖에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 그만둘지 모르니 책임지고 추진할 수도 없어 중점추진사업도 어렵다”며 “다른 대학 교수를 만나면 언제 정식총장이 오냐고 묻기도 한다”고 밝혔다.
4번이나 총장임명을 거부한 한국체육대는 친박 성향의 김성조 전 의원이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코드인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한국교통대에는 최근 박사학위 논문 표절로 문제가 김영호 총장이 임명돼 정부의 임용 인사잣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총장 선출을 위한 규정 개정 절차를 밟고 있는 충남대는 총장임용추천위의 교수와 직원간 배분비율을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충남대 교수회는 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 결의 등에 따라 다음 달 중순부터 직선제 회복과 관련된 토론회를 진행하고 10월 중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교수회 차원의 의견을 도출하기로 했다.
충남대 교수회가 차기 총장 선출과 관련한 규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예고하면서 차기 총장 선출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학교 측은 최근 '총장후보자선정관리위원회'의 구성시점을 총장 임기만료일 '6개월 전'에서 '4개월 전'으로, 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총장후보자 선정에 관한 공고를 하는 시점도 총장 임기만료일 '4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개정했지만 규정논의 절차가 전면 중단되면서 차기 총장선출이 파행으로 치러질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최근 국립대 총장 선출 절차 보완을 시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지난 27일 “(국립대 총장선출방식인)간선제가 사회적 논란이 있어 직선제와 간선제의 폐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혀 교육부의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희룡·박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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