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김태균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들어와 선수들과 함께 승리에 대한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
한화는 지난 26일 대전에서 가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시간 12분의 연장 혈투 끝에 9-8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는 한화에게 단순히 1승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우선 한화는 이날 경기에 이기면서, 5위 KIA와의 격차를 1경기 차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날 KIA가 SK에게 3-1로 이기고 있다 9회말 정상호의 끝내기 홈런을 맞고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도 초반 5점차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거뒀다. 자칫 3경기 차까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화로서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한화 선수들의 승리를 향한 투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선발이 무너졌지만, 불펜진이 총동원되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여기에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나서면서 제 역할을 해냈다.
비록 계산대로 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지만, 나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또한 포기하지 않는 투지와 끈기를 선보이면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회복했다. 앞으로 팀이 상승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어냈다.
타선도 완벽하게 부진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최근 7연패 기간에 총 19득점을 뽑으며, 경기당 평균 득점이 2.71점으로 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이날은 장단 16안타로 9점을 뽑아냈다. 특히 홈런을 4개나 쏘아 올리며 장타력도 과시했다.
한화는 팀 홈런이 96개로 10개 구단 중 9위다. 장타보다는 세밀한 야구로 득점을 만들어 내던 팀이다. 한화의 장타력이 살아난다면 득점 루트가 다양해 질 수 있다.
특히 최진행, 김회성, 김경언, 폭스 등 모두 다른 선수가 터트린 것도 의미가 있다.
권혁의 호투도 반갑다. 권혁은 9-9 동점인 9회초 2사 2,3루 위기 상황에 등판해 구자욱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역전 위기를 넘겼다. 이후 11회초까지 2.1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권혁은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각각 0.2이닝 3실점, 0.2이닝 2실점, 1이닝 2실점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권혁은 이날 호투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윤규진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 시즌 맹위를 떨친 박정진, 윤규진, 권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신인투수 김민우의 깜짝 호투도 재발견이다.
한화는 25일 삼성전에 김민우를 선발로 예고했었지만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자 26일 안영명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안영명이 1회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6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4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김민우를 내세웠고 결국 5이닝을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역전승에 견인했다.
특히 9회 2사까지 볼넷 1개만을 내주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동점을 허용해 데뷔 첫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팀의 막내가 보여준 혼신의 투구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도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시즌 중반 합류한 폭스는 KBO리그 데뷔 4경기만에 부상을 당하며 2달가량을 쉬었다. 덕분에 사이버 타자라는 오명도 얻었다. 하지만 이날 폭스의 활약은 이런 말들을 무색케했다.
폭스는 이날 6타수 4안타(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7회말 역전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폭스는 발이 느려 외야수로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날 폭스는 6회초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며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했다. 김민우, 권혁과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인 리드를 선보였다. 연장 11회초에는 박한이의 도루를 멋진 송구로 잡아내며 강한 어깨도 과시했다. 폭스가 포수 수행을 잘해주면서 활용 방안도 대폭 늘어나게 됐다. 폭스로 인해 경기 중후반 김 감독의 전술 운영이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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